“사상 최대 불수능” 영어·국어가 상위권 당락 핵심 변수로 부상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 1등급 비율이 3.11%로 1994년 수능 도입 이후 전 과목을 통틀어 가장 낮은 1등급 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계에서는 “영어 사상 최대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어·영어가 올해 상위권 당락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종로학원이 분석한 수능 실채점 결과 분석에 따르면 영어 1등급 인원은 1만 5154명으로 전년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절대평가 전환 이후 영어 1등급 비율 추이를 보면 △2018학년도 10.03% △2019학년도 5.30% △2020학년도 7.43% △2021학년도 12.66% △2022학년도 6.25% △2023학년도 7.83% △2024학년도 4.71% △2025학년도 6.22%에 이어 올해 3.11%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상대평가 과목인 국어와 수학 역시 난도가 크게 상승했다.
국어 1등급 4.67%(2만 2935명), 수학 1등급 4.62%(2만 1797명)으로 상대평가 특성상 1등급 비율은 4%대이지만, 변별력은 대폭 강화됐다.
올해 국어 1등급 구간 점수 차는 14점, 수학은 11점으로 모두 전년보다 변별폭이 확대됐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자도 261명으로 전년 대비 75.3% 감소했고, 수학 역시 780명으로 48.8% 줄었다.
탐구영역에서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뚜렷했다.
사회탐구 9개 과목의 2등급 이내 인원은 7만9611명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한 반면 과학탐구는 3만7308명으로 전년 보다 25.3% 감소했다. 사회문화(+48.0%), 생활과윤리(+29.0%) 등 사회탐구 선택자가 크게 증가하며 수시·정시 모두에서 사탐 선택 수험생이 유리한 구조가 형성됐다.
탐구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도 동시에 발생했다. 사회탐구에서는 세계지리 73점, 정치와법 67점으로 6점 차, 과학탐구에서도 생명과학1 74점, 물리2·지구과학1 68점으로 6점 차가 벌어졌다. 이는 정시 지원 전략에서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크게 달라질 것임을 의미한다.
영어의 사상적 난도 상승과 국어·수학 간 난이도 격차, 탐구영역 내 과목별 등급 인원 불균형이 동시에 나타나며 올해 정시 지원 전략은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특히 영어는 정시에서 반영 비중이 대학마다 상이하고, 절대평가 특성상 1등급 수가 크게 줄면 상위권 대학 지원에 미치는 영향이 커 “입시 시스템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구조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런, 국어·영어 난도 급등, 의대 정원 축소 등 여러 변수가 중첩된 매우 이례적 상황”이라며 “각 대학이 탐구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식을 조속히 발표해야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