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탐 2과목 응시 집단 성적 우위 뚜렷 대학별 영어 반영 비율이 핵심 변수로 부상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 최상위권과 상위권 모두 영어 성적이 예년에 비해 낮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5170명의 수험생(11월 13일 기준) 가채점 결과 분석자료에 따르면 상위권 학생들은 국어·수학·탐구 성적에 비해 영어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대를 보였다. 이에따라 대학별 영어 반영 비율이 올해 정시 지원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공식 채점 결과는 오는 5일 발표된다.
가채점 분석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탐구 과목 선택 조합별 성적 차이다. 과탐 2과목을 선택한 학생 집단은 국·수·영·탐 전 영역에서 가장 높은 원점수를 기록했다.
국어·수학·탐구(2과목) 원점수 합산 300점 기준으로 과탐2 응시자의 평균은 248.0점으로 나타났으며, 사탐1+과탐1 응시자는 229.0점, 사탐2 응시자는 228.2점으로 뒤를 이었다. 영어 등급에서도 과탐2 응시자가 평균 2.1등급으로 가장 높았으며, 나머지 두 집단은 2.5등급으로 같았다.
정시 지원 계열에서도 선택 조합별 차이가 드러났다.
과탐2 응시자의 89.7%가 자연계열 지원 의사를 밝혔으며, 사탐2 응시자는 인문 78.9%, 사탐1+과탐1 응시자는 자연 72.1%로 조사됐다. 특히 사탐1+과탐1 조합은 자연계 지원자가 크게 우세해 자연계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전체에서는 영어 성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국수탐 원점수 합산 250점대 이상 구간에서는 영어가 네 영역 중 가장 낮았으며, 최상위권(국수탐 290점 이상)에서도 영어 평균 원점수는 93.4점에 머물렀다. 같은 구간에서 국어는 97.7점, 수학 98.4점, 탐구 96.9점으로 영어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절대평가임에도 원점수 자체가 떨어졌다는 점에서 실제 등급 분포에 따라 상위권의 유불리가 크게 갈릴 수 있다.
중상위권(240점대)에서는 수학 성적이 가장 낮았으며, 국어·탐구·영어 순으로 집계됐다.
국어 81.6점, 수학 80.9점, 탐구 82.0점, 영어 82.6점으로 집계되며 수학이 중상위권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서울권 대학 진입선으로 볼 수 있는 200~220점대 구간에서는 국어가 가장 낮게 형성됐다. 200~230점 범위 전 구간에서 국어는 최저 점수를 기록하며, 올해 국어의 체감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음을 보여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2월 5일 채점 결과 발표 이후 본인의 점수와 비슷한 집단의 과목별 강약을 비교해 대학별 과목 가중치를 세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상위권의 영어 성적이 낮은 경향이 이어질 경우 영어 반영 비중이 낮은 대학이 상위권 수험생들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중에서는 서울대의 영어 반영 비중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국어·수학·탐구에서 고득점을 확보한 학생의 경우 영어가 4~5등급대라도 정시 합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올해 국어가 어렵게 출제되며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영어 반영비율이 낮은 대학에서는 국어 점수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