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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포항에서 시작된 탄소솔루션”···바이오컴, 2030년 1만t 감축 목표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2-03 10:45 게재일 2025-12-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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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₂의 탄산염전환 공정 및 설비 자체 개발···“대기·폐기물·제철소까지 적용 가능”
인체친화적이며 환경부담 줄인 주방세제 ‘소다랩’ 출시···“CO₂ 기반 제품군 확대할 것”
최희승 대표이사, 서울대–UC Riverside–포스텍 거친 식물과학 전문가…“기술·현장 잇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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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승 바이오컴 대표이사가 연구실에서 개발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이오컴 제공

최근 국내최초로 포항의 벤처기업인 바이오컴이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인체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주방세제를 선보여 화제다. 2일 바이오컴 최희승 대표이사를 만났다. 

- 먼저 바이오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바이오컴은 포항공대(포스텍) 생명과학과 황인환 교수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2018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식물을 활용해 고기능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후 위기 대응과 환경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포스텍기술지주 등의 투자를 받았고 RIST 실험동에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 회사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기술력은 무엇인가.

핵심은 탄산무수화효소(또는 탄산탈수효소) 기술이다. 이 효소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아주 빠르게 녹여 탄산수소이온(탄산수소염 또는 중탄산염) 형태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효율이 매우 높아 CO₂ 포집·감축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 정부의 ‘CCU 메가프로젝트’에 포항이 선정됐는데, 국내 CCU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정부가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축하기로 하면서 산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활용하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산업 규모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사례는 아직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대규모 실증을 추진하는 것은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스케일업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 바이오컴이 개발한 CO₂ 자원화 공정은 어떤 방식인가.

구조는 단순하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아주 효율적으로 흡수제와 반응시켜 탄산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탄산나트륨, 탄산칼륨, 탄산칼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연간 262t의 CO₂를 탄산염으로 전환해 1000t 규모의 탄산수소나트륨(일명 베이킹소다 또는 중탄산나트륨) 생산 설비를 자체 개발했고, 현재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이런 공정은 어떤 산업 현장에 적용될 수 있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음식물처리시설, 생활폐기물 소각장은 CO₂ 배출량이 많다. 이러한 시설에 바이오컴 공정을 적용하면 배출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제철·화학 등 대규모 배출 산업에서도 CO₂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 이미 적용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사례가 있나.

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 실무자들이 공정과 설비를 직접 확인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대기업에서도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실증 사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 최근에 이산화탄소 기반 주방세제 ‘소다랩’을 출시했는데, 어떤 제품인가.

소다랩은 바이오컴의 CO₂ 자원화 공정을 통해 생산한 고순도 베이킹소다를 주요 성분으로 만든 제품이다. 국내 베이킹소다 전량이 수입품이며 제조 과정에서 폐기물이 많이 발생한다. 반면 소다랩은 이산화탄소를 친환경공법을 통해 탄산염으로 전환해 만든 베이킹소다와 합성 계면활성제가 아닌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제조해 사용자와 환경 모두에 안전하다. 말 그대로 인체친화적이며 친환경적인 세제다.

- 최 대표는 어떤 경로로 바이오컴과 함께하게 되었나.

서울에서 성장했고 서울대에서 식물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UC Riverside)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쳤다. 작년 9월 포스텍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시작해 현재 포스텍 연구조교수이면서 지난 6월 바이오컴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 바이오컴이 앞으로 어떤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핵심 사업 방향은 네 가지다. △탄산무수화효소 기반 고효율 CO₂ 포집 기술 △탄산무수화효소를 적용한 대기 직접 포집(DAC) 기술 △식물 기반 효소 대량생산 플랫폼 구축 △CO₂ 자원화 제품군 개발 등이다.

바이오컴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1만t을 포집·활용하는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트업 환경이 쉽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실제로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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