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주체가 누구냐를 두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따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 3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시·경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주 에이펙 성공은 ‘APEC 정상회의 특별법’, ‘APEC 성공개최 국회 결의’ 등 국민의힘과 국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146만 명 시도민의 서명운동 덕분”이라며 인사말을 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경주 APEC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수고가 많았다. 경주 에이펙의 성공 경험이 국가적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당이 잘 뒷받침 하겠다”고 말한 게 이날 두 사람의 인사말 주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정청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참 실소를 자아낸다”며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 정 대표는 “(장 대표가) 이철우 지사가 경주 에이펙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정상회담장에 들어가지도 않은 도지사 덕분에 에이펙이 성공했다니 참 실소를 자아낸다”며 비웃었다. 다만 정 대표는 “(장 대표가) 에이펙이 ‘실패했다’고 말하진 않은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로 마무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이번 대구시·경북도와의 정책협의회 자리는 중앙당 차원에서 했지만, 지방정부와 여야 시·도당간의 정책협의회는 예산정국을 앞두고 늘 있어왔던 관례적인 행사다. 경북도는 이날 지난 주 막을 내린 경주 APEC 정상회의 안건 외에도 다양한 현안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특히 이철우 지사는 “신공항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한 영일만항 확장,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산불 피해지역 지원과 지역 재건을 위한 시행령 제정을 꼭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아마 집권당인 민주당에도 정책협의회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대표가 지방정부와 야당과의 정책협의회 자리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