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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물든 경산 남매지··· 100인 하모니카 선율에 물들다

등록일 2025-11-03 14:31 게재일 2025-11-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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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대경하모니카 아카데미클럽, 가을 버스킹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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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하모니카 아카데미클럽 회원 등이 참여한 100인 하모니카 공연이 경산 남매지 무대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대경하모니카 아카데미클럽(원장 이영자)은 지난 1일 경산시 남매지 수변공원에서 깊어가는 가을 정취 속에 버스킹 공연을 열었다. 고운 단풍과 잔잔한 호수 물결을 배경으로 울려 퍼진 하모니카 선율이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적셨다.

이날 공연은 대경하모니카 아카데미클럽 강사회 주최로 진행됐으며, 여러 하모니카 동호회와 지역 연주자들이 참여해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 주말을 맞아 남매지를 찾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발길을 멈추고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영자 대표는 이날 공연을 통해 지난 2018년 사문진나루 ‘피아노 100대 콘서트’에 초청받아 100인의 하모니카 연주를 지휘했던 그날의 감동을 다시금 되새겼다. 당시 그는 ‘100명의 하모니카 지휘자’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하모니카 대중화와 교육에 힘써왔다. 이 대표는 “그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시민들과 나누고 싶어 오늘 무대를 준비했다”며 “하모니카가 가진 따뜻한 울림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고향생각’, ‘매기의 추억’, ‘시계바늘’ 세 곡으로 문을 열었다.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선율이 잔잔히 흐르자 관객석에서는 자연스레 따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강사회가 준비한 ‘내일은 해가 뜬다’가 연주되자 관중들이 함께 합창하며 무대와 하나가 되었다. 관람객들은 “요즘 보기 드문 순수한 감성의 공연이었다”며 손뼉으로 화답했다.

또한 대경하모니카 비네타반의 ‘섬마을 선생님’ 연주는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노래가 흐르자 객석 한 켠에서 눈시울을 붉힌 한 할머니는 “젊은 시절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는데, 아이들과 부르던 그 노래가 생각난다”며 “오늘 공연이 옛 추억을 다시 불러왔다”고 말했다. 하모니카의 맑은 음색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이날 무대에는 이영자 원장이 출강하고 있는 여러 단체의 연주팀이 함께했다. 각 단체는 저마다의 색깔로 무대를 채워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방종현 연주자는 6·25전쟁의 암울했던 시절, 젊음의 희망을 노래한 ‘청춘 등대’를 불러 전쟁 세대의 아픔과 극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압량하모봉사단의 ‘지나야’, 이재보 연주가의 ‘고향처녀’, 경산여성회관 하모동아리의 ‘마음의 자유천지’와 ‘당신이 좋아’, 남부동 하모니카팀의 ‘즐거운 나의 집’, ‘애정이 꽃피던 시절’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이어졌다.

특히 압량하모동아리의 ‘고향생각’과 ‘님과 함께’, 대구노인종합복지관 대학반의 ‘내 마음 별과 같이’, ‘꽃당신’이 연주될 때는 관객들이 손수건을 흔들며 함께 흥겨움을 나눴다. 나이를 불문한 참여자들의 열정적인 연주와 청중의 호응이 어우러져 남매지 일대가 하나의 거대한 음악 축제장으로 변했다.

음악을 통한 세대 간 소통과 지역문화 활성화의 장으로 의미를 더했다. 대경하모니카아카데미클럽은 매년 지역 복지시설과 공원, 문화행사에 참여해 재능기부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영자 원장은 “하모니카는 작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며 “앞으로도 음악으로 지역사회에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짙은 가을의 정취 속에 울려 퍼진 하모니카 소리는 남매지를 찾은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방종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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