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원더풀” 세계가 반하다… 시·공간 넘나드는 천년 고도의 매력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5-10-30 16:19 게재일 2025-10-31 2면
스크랩버튼
APEC 현장서 만난 세계인들
대릉원, 시간의 층 밟고 있는 듯
황리단길,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첨성대, 고대인들의 숨결 느껴져
SNS 타고 전 세계로 급속 확산
30일 태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경주 대릉원에서 사진을 찍으며 경주에서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피현진 기자

2025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대표단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천년고도의 품에 안겼다.

30일 경주의 대릉원 앞에는 다양한 언어가 뒤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경주에서 관광이 아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대릉원은 그 여정의 시작점이었다. 고요한 아침 안개가 고분 위를 감싸 안을 때 신라의 숨결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고분 사이를 걷던 태국에서 관광객들은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다. 마치 시간의 층을 밟고 있는 느낌”이라며 감탄했다. 그는 천마총 내부를 관람한 뒤 “고대 신라인들의 미적 감각과 장례문화가 이렇게 정교할 줄은 몰랐다. 이곳은 무덤이 아니라 예술의 전당”이라고 “원더풀”을 외쳤다.

30일 경주 황리단길에서 만난 프랑스 관광객들은 경주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도시라고 평가했다./피현진 기자

황리단길은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이다. 전통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상점들이 늘어선 이 거리는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 만난 프랑스 관광객들은 “이 거리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아요. 골목마다 감성이 흐르고, 창 너머로 보이는 기와지붕은 마치 영화 속 장면 같아요”라며 “경주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도시예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모든 것이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에요”라고 전했다.

황리단길 도자기 공방에서 직접 만든 찻잔을 들고 있던 캐나다 대표단 관계자는 “이 작은 잔 하나에도 수백 년의 전통이 담겨 있다는 게 놀랍다. 캐나다에서는 보기 힘든 정성과 섬세함이다”면서 “경주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문화의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미국에서 온 사라 윌리엄스(45)는 첨성대 앞에서 하늘과 땅이 맞닿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 고대 천문대의 단아한 실루엣을 신기한 듯 한동안 처다봤다.

그는 “첨성대는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유산이라는게 느껴진다. 이곳에서 별의 움직임을 관찰했던 고대인들의 숨결이 느껴진다"며 “인근 동궁과 월지에서 펼쳐진 야간 조명쇼도 환상적이었다”고 즐거워했다.

현재 SNS에서는 ‘#경주러버’, ‘#황리단길감성’, ‘#GyeongjuDream’ 등의 해시태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찍은 경주의 사진과 영상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APEC 사무국 관계자는 “경주는 회의 장소로서도 훌륭했지만, 참가자들이 도시 자체에 감동받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문화외교가 실현된 것 같았다”며 “경주의 유산은 단순히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주는 APEC이라는 국제행사를 통해 세계인들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세게인들은 경주의 진면목을 발견했고, 이 도시를 마음의 안식처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