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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타결… 현금투자 2000억 달러·조선 1500억 달러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5-10-29 20:45 게재일 2025-10-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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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한미 정상회담 개최
연간 투자 상한액 200억 달러
자동차·부품 관세 15%로 인하
핵 추진 잠수함 필요성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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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은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한민국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며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양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를 현금투자 2000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원 달러로 구성하기로 했다. 연간 투자 상한은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 김 실장은 “2000억 달러 투자는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한다”며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스가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는 한국 기업의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호 합의됐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또 품목 관세 중 의약품· 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과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는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김 실장은 또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은 막았다”고 했다.

 

김 실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조정을 요청할 별도 근거도 마련했다”며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지만 실제 조달은 장기간 이뤄지고, 시장 매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이뤄져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 금액의 원금 회수를 위한 안정장치도 마련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양해각서(MOU)에 명시하기로 했다”며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 간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되 20년 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고 했다.

안보 분야 협상도 진전이 있었다. 대통령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 등 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을 필요로 하는데 공감을 표하면서 후속 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공개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 (핵잠수함)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하겠다”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역내 안보 환경 대응을 위해 국방비 증대와 함께 핵 추진 잠수함 도입 문제를 협의하고자 했다”며 “(이 대통령이) 자주국방 역량 제고로 미국의 부담을 덜겠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에 대한 한국의 적극 역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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