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송이
매일 해가 지고요
매일 해가 뜨지요
닭 세 마리가 한 조로 갇힌 신식 철창 사육장입니다
영양 사료가 여덟 개 라인에 배식됩니다
숲 속엔 죄다 걷지 못한 나무들
야윈 발목에선 소독약 냄새가 진동합니다
오늘이 지나면 오늘이듯
삼파장 전구에 불을 켭니다
이만 오천 마리 부리들이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부르다 만 노래를 이어 부를까
암탉이 무정무정 신음합니다
숲이 산란하는 시간입니다
…….
위의 시의 사육장에서는 전구에 불을 켜면 ‘이만 오천 마리’ 암탉들이 배식된 ‘영양 사료’를 먹고는 “무정무정 신음”하며 ‘산란’한다. 오늘만 있는 매일, 낳기만 하며 살고 있는 닭들. 시는 이 닭들을 “야윈 발목에” 소독약 뿌려진 “걷지 못한 나무들”로 비유한다. 사육장은 그 나무들이 서 있는 숲이고. 이 숲은 현대인의 삶을 보여주는 비유 같다. 닭 세 마리 갇힌 ‘신식 철창 사육장’이 아파트를 떠올리게 하니까.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