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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예능촬영 시점 두고 공방 격화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5-10-05 11:15 게재일 202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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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조치 후 시간 쪼개 촬영” vs “국가적 재난 발생 상황, 대통령실 겁박까지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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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 예고 화면./JTBC 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국가 전산망 마비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직후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석 연휴 기간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이 대통령 내외의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을 두고 국정자원 화재 이후 ‘잃어버린 48시간’이라는 표현을 쓰며 녹화시점에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자, 대통령실에서는 이 대통령의 당시 일정을 공개했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방미에서 복귀한 직후인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피해 상황, 정부 대응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27일 국무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개최됐고, 당일 오후 6시에 화재는 완진됐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 회의에서 28일 오후 중대본 회의 개최 및 부처별 점검 상황을 지시했다”고 했다. 이어 “이후 오후에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했고 다시 복귀해 오후 5시 30분 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귀국 직후부터 상황을 챙기는 등 위기 대응에 빈틈이 없었다며 시간을 쪼개어 녹화를 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정희용(성주·고령·칠곡)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와중에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강행했다는 사실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주진우 의원이 ‘화재 수습 당시 대통령이 예능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대통령실은 즉각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이후 촬영 당시 정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속속 공개되자, 결국 대통령실은 이를 인정하며 입장을 뒤집었다”며 ”국민 앞에 사실을 숨기려 했던 정황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 예비후보 시절인 2025년 4월 16일, ‘대통령실을 국가 재난·안전 관리의 컨트롤 타워로 복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며 “그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국민의 안전보다 이미지 관리와 방송 출연을 우선시한 이번 결정은 단순한 부주의를 넘어 국정 운영 철학의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고 직격했다.

 

대통령실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 사무총장은 “대통령실은 진심으로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우리당 의원에 법적 대응 운운한 강유정 대변인을 즉각 경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5일 논평에서 “행정부의 수장으로 사태해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이재명 대통령이 화재가 진압된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TV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을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TV예능에 출연해 희희낙낙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야당 국회의원에게 허위사실과 법적조치를 들먹이며 겁박하더니, 뒤늦게서야 방송 녹화 사실을 인정했다”며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겁박부터 하고 보는 것은 무책임한 조폭식 운영과 다름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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