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국가공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강력히 반발했다. 당 지도부는 ‘정권의 정치 보복’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을 앞두고 경찰, 검찰, 특검 등 권력의 하수인들이 무언가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결국 이 전 방통위원장을 체포했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 전 위원장이 조사받기로 돼 있던 지난달 26일 민주당은 방통위를 없애려는 법을 상정했고,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이었다”며 “방통위원장의 본회의장 출석은 법에 나와 있다. 출석할 수 없는 사유가 명백했다”고 했다. 이어 “이 위원장의 변호인은 경찰에 불출석 사유를 알렸고, 서면으로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분명히 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을 향해서는 “불출석 사유서를 수사 기록에 첨부하고 영장 신청을 했든, 첨부하지 않고 영장 신청을 했든 모두 직권남용”이라면서 “어떤 경우라도 경찰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며,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물가 잡으라고 했더니 물가는 안 잡고 이미 법을 만들어서 내쫓은 이 전 위원장 잡겠다고 이런 짓을 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SNS를 통해 “가족과 함께 명절을 준비하던 집에 경찰이 들이닥친 충격은 마치 ‘게슈타포식 기습’과 다름없었을 것”이라며 “이 전 위원장은 이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는데도 경찰은 무리하게 체포를 자행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절대다수 여당과 권력의 충견으로 전락한 경찰이 무도한 세트 플레이를 벌였다”며 “방송 장악, 언론 통제, 정적 제거라는 집권 세력의 본심이 다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사망 선언이자 인사권자만 바라본 ‘딸랑이 짓’”이라며 “중국 공안, 일제 순사보다 더하다. 불법 체포이자 직권남용으로 반드시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가세했다.
앞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께 이 전 위원장이 세 차례 이상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집행해 체포했다. 이 전 위원장은 압송 과정에서 국회 출석 일정 때문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며 반발했다.
그는 “기관장으로서 참석을 해야 됐다. 국회 출석한다고 국회 이재명 대통령이 얘기했던 그 선출 권력 아닌가. 국회에 출석하느라 영등포 경찰서 못 온 걸 가지고 이렇게 수갑을 채우고 있다”고 항의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