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보건의료원(원장 김영헌)이 응급의학과 전문 봉직의사(일반의사)를 채용하며 도서 지역 의료 공백 해소에 한 걸음을 내디뎠다.
의료원은 1일부터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응급의학과 봉직의사로 채용해 본격 근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로써 울릉군보건의료원 응급실은 봉직의사 1명과 공중보건의사에 의존하던 체계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해졌다.
박단 씨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로 2년차 수련을 받던 중 2023년 대전협 회장에 선출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강경 대응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러나 의정 갈등 장기화 속에 비판을 받으며 지난 6월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세브란스 응급의학과 전공의 재지원에 불합격했지만, 김영헌 원장과의 교감을 계기로 울릉군 근무를 결심했다.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피폐와 방황을 갈무리하고 끝내 바다 건너 동쪽 끝에 닿았다”며 “울릉군 보건의료원 응급실에서 근무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곳에서 다시 나아갈 길을 살피겠다”며 명절에도 병원에 남아 지역민 곁을 지킬 뜻을 밝혔다.
응급실 진료 공백이 줄어들어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철저히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야간과 주말 등 의료 취약 시간대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져, 응급환자 진료의 질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울릉군보건의료원은 이번 봉직의사 채용으로 내과(가정의학과), 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안과, 응급의학과 2명과 원장 등 8명의 봉직의사를 확보하게 돼 명실상부 섬 지역 종합병원으로 발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열악한 울릉도 의료인력 해결을 위해 노력한 남한권 울릉군수, 의사와의 교감을 통해 의료진 유치를 위해 힘쓴 김영헌 보건의료원장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김영헌 원장은 “낙도에서 봉직할 의사를 찾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응급실이 보강된 것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며 “군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