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발생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이 마비된 가운데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지원 대책을 강구하라며 시스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반면, 국민의힘은 예견된 인재를 막지 못한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며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사무총장(조승래)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윤건영)에게 정부가 만전의 대책을 세우도록 당 차원의 지원대책을 긴밀히 협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화재 사고의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범정부 차원의 신속한 복구와 투명한 소통을 약속하고 총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사고 수습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후 5시 의원총회에서 추가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화재가 아닌 정부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인재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견된 재난을 막지 못해 안타깝다”라며 “카카오 먹통 사태에서 충분히 이런 교훈을 얻고 대비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국가 전산망의 심장, 대동맥과 같은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있어 화재나 다른 이유로 멈춰 서게 되면 다른 시스템과 연계돼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이 국가 전산망 시스템에 있어 기본 중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 먹통 사태에서 이미 그것을 경험했고 국가 전산망에 대해서도 재난 시 복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그게 되지 않아 이번에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됐다”라며 “우리가 정보기술(IT) 강국이라 얘기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도 이날 화재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한말대로 행정안전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정이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023년 11월 27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이 떠오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변인은 “당시 이 대통령은 ‘행정망 마비 사태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하고 대통령은 사과해야한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지금 대통령이 된 상황에서 그 때 제시했던 원칙을 똑같이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지금 화재 발생 후 12시간이 지나도록 복구되지 않고, 우정사업본부 금융·우편 서비스까지 중단돼 국민이 직접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현 행안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 정치적 일관성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