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 울릉도에 내린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피해를 났다.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북면과 울릉읍 일대 도로가 토사에 뒤덮였고, 일부 주민들은 대피 명령을 받고 불안 속에 밤을 지새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누적 강수량은 울릉읍 123mm, 서면 67.5mm, 북면 160.5mm에 달했다. 오전 4시 40분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 불과 1시간 30반 만에 호우경보로 격상되자, 울릉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응 단계를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울릉군은 산사태 위험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북면 예림원~현포 동방파제 600m 구간과 군도 1호선 내수전 구간을 전면 통제했다. 저동항에는 산과 계곡 등지에서 각종 쓰레기가 유입돼 어민들이 수거 작업을 벌였다.
주민 박모(70·울릉읍 저동리) 씨는 “이날 새벽부터 산에서 빗물이 하천으로 쏟아지면서 물소리가 요란했다. 토사가 집을 덮칠까봐 겨우 짐만 챙겨 대피하느라 잠도 못 잤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도로가 막혀 외출조차 못 했다. 비가 더 온다니 두렵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기상청은 오전 6시 41분 긴급 재난문자를 통해 “울릉군 울릉읍 인근에 시간당 50mm 이상 강한 비가 내려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알렸다.
군 관계자는 “여객선과 화물선, 대중교통은 정상 운행 중이며 현재까지 큰 피해는 없다”면서도 “20일 하루 30~80mm, 많은 곳은 10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21일까지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산림청은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울릉군 전역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으며, 울릉군은 긴급 복구 인력을 투입해 토사 제거와 배수 작업에 나서는 등 추가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