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김병호 대구파티마병원 의무원장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는 것이 파티마병원 역할”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09-15 20:13 게재일 2025-09-16 12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김병호 대구파티마병원 의무원장이 역대 의무원장 사진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김병호 대구파티마병원 의무원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속에서 파티마병원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로, 특히 오목가슴과 새가슴 등 흉벽기형 수술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김 원장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가슴을 크게 절개해 연골을 드러내는 고난도 수술만 가능했지만, 흉터와 합병증이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며 “이후 미국 외과의사 도널드 너스가 개발한 최소침습 교정법을 국내 1세대 권위자인 박형주 교수에게 배운 뒤 본격적으로 수술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6년 당시 전국에서 이 수술을 배운 의사가 10명 남짓에 불과했고, 대구·경북에서 흉벽기형 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며 “겉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심장 바로 옆에서 진행되는 수술이라 작은 실수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환자 가운데 그가 가장 기억하는 사례는 흉벽기형 11번째 수술 환자다. 당시 위험도가 높은 수술이었기에 김 원장은 박형주 교수를 대구로 직접 모셔 함께 집도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김 원장은 “고3 수험생이었던 환자는 심각한 흉벽기형으로 수술이 필요했지만, 가족은 경제적·지리적 사정 때문에 서울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환자 어머니가 ‘여기(대구)서 수술하게 해달라’고 반복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환자와 보호자도 기뻐했지만 나의 기쁨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현재 다른 병원 의사들에게 수술 노하우를 공유하며, 직접 찾아가 돕기도 한다. 힘든 수술을 하면서 성장하고 배웠기 때문에 나 역시 후배 의사들을 가르치고 돕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김 원장은 “포괄 2차 종합병원으로서 중증·응급·필수 진료를 책임지고, 지역 의료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환자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병원으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지역 내 응급실 이용 환자가 가장 많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이 상주하며, 주말 소아 응급 공백을 막기 위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2명이 24시간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또 응급심뇌혈관 네트워크 시범사업,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 구축, 울릉군 응급의료 협업 등 지역 의료 공백 해소에도 앞장서왔다.

김 원장은 “어느 병원을 가든 그 병원의 미션을 찾아보는 습관이 있다. 보통 1~2문장인데 파티마병원은 6가지”라며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는 것이 파티마병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울릉군처럼 의료 자원이 부족한 지역을 지원하고, 경북도 공공보건의료 협력강화 추진단에 참여해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개원 70주년을 앞두고 김 원장은 병원의 미래를 향한 각오도 전했다. 

김 원장은 “초기에는 ‘독일에서 세운 병원’이라는 이미지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3대에 걸친 환자들의 경험과 신뢰가 병원을 지탱하고 있다”며 “향후 100년은 이 신뢰를 바탕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라이프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