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계면활성제’ 활용한 합성법 100번 충·방전에도 98.6% 용량 국산 전기차 경쟁력 향상에 도움
리튬이온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포항공과대학교는 조창신 배터리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 오지웅 배터리공학과 박사과정,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양극재 내부 도판트 위치 제어 기술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5배 이상 늘리는 양극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전기차가 보편화되면서 배터리의 ‘지구력’이 중요해졌다.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가고 몇 년이 지나도 튼튼한 배터리가 필요하지만 기존 배터리 소재는 수명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비싼 코발트를 줄이고 니켈 함량을 높인 ‘고니켈 무코발트 양극재’는 가격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오래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처럼 수명이 짧아지는 근본적인 원인에 주목, ‘유기 계면활성제’를 활용한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다. 핵심은 지르코늄 이온을 양극재의 가장 작은 입자 내부까지 고르게 퍼지게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양극재는 마치 건물에 철골 구조를 세운 것처럼 튼튼해졌다.
실험에서도 이 소재의 강점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100번의 충·방전 후에도 98.6%의 용량을 유지했다. 이는 기존의 고니켈 무코발트 소재보다 무려 5배 이상 수명이 길어진 수치다.
조창신 교수는 “이번 기술은 고가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양극재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며 “국산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재료과학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Materials Today)’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