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정치 쇄신·당 재건’ 밝혀 신인 중심 세대교체 대결 급선회 혁신 성향 후보 단일화 최대변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사진)가 24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대권 주자 중심 구도에서 신인 중심의 세대교체 대결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한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이 출마를 포기하며 대권 주자 간 재격돌은 무산됐고 장동혁·주진우 의원 등 당내 신진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정치를 쇄신하고 우리 당을 재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의 주인인 당원을 속이고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을 실망시키는 기득권 다툼 대신, 현장에서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려 한다”면서 “우리 당을 진짜 보수의 정신으로부터 이탈시켜 극우로 포획하려는 세력들과는 단호히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장동혁 의원, 조경태 의원, 주진우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 총 7명이다. 이들은 보수 재편과 당의 체질 개선을 우선시하는 혁신 성향의 후보들과 보수진영 통합·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후보들로 나뉜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인물은 장동혁 의원이다. 장 의원은 한동훈 지도부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친한계 인사로 분류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탄반파(탄핵반대파)’로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장 의원과 함께 신진 세력으로 분류되는 주진우 의원도 이날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사법 리스크를 꾸준히 제기하며 당내 차세대 공격수로 자리매김해 왔다.
김문수 전 장관과 안철수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및 중도 외연 확장 전략 등에서 이미 국민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들이다. 여기에 6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이 인적 쇄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출마한 점도 주목된다.
당내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던 한 전 대표의 불출마는 당권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 혁신을 내세운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 등 이른바 ‘혁신 성향 후보’ 사이의 단일화 여부와 전략적 연대가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이날 “과거를 성찰하고 개혁의 길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은 포용하고 통합하겠다”며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와 관련해 혁신 성향 후보들이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숙 혁신위원장 등 당 안팎 개혁 인사들과 손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안 의원의 경우 지난 21일 윤희숙 혁신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하고 당 혁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 의원 역시 오 시장 및 박형준 부산시장 등과 회동을 준비하며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달 열릴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경선은 책임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본경선은 당원투표 80%, 여론조사 20%로 치러진다. 이에 따라 계파 간 전략적 연대와 세대 교체 요구가 맞물리며 향후 판세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