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호강 수위 급격히 불어 동촌 유원지 일대 건물 12채 잠겨 수성파크골프장 관리 직원 고립 퇴적물 방치해 공항교 범람 위협 동구 내 수위관측소 단 1곳 불과 위험 감지엔 역부족… 확대 시급 위기상황에도 동구·市 책임회피
호우와 장마가 예고된 시점에도 대구 동구청과 대구시는 상습 침수지역 안전관리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주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15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후부터 19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하지만 당국은 올해도 뾰족한 대책 없이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강하게 발달한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금호강 수위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대구 동구 효목동 동촌유원지 일대 건물 12채가 순식간에 강물에 잠겼다.
당시 지하주차장 차수막 설치는커녕 모래주머니 배부조차 늦어 피해가 확산됐다. 동촌유원지는 2020년부터 침수 위험지역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사전 대비는 사실상 방치 수준이었다.
수성구 고모동의 수성파크골프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작년 7월 폭우로 금호강 수위가 치솟자 골프장 관리소 등으로 쓰이던 컨테이너에 기간제 직원들이 고립되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공항교(제3아양교) 인근의 범람 위협은 해마다 되풀이된다. 강바닥에 쌓인 퇴적물 때문에 물이 넘칠 가능성이 높은데도 제대로 된 대책이 없어 주민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김영화 동구의원은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퇴적물이 계속 방치된다면 공항교 일대의 범람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쌓여있는 퇴적물 제거 작업은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동구 내 수위관측소는 신암동 단 1곳에 불과해 금호강, 동화천, 공산댐 등의 침수 위험 지역을 감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환경부의 수위관측소 확대 공모 사업에 동구도 참여해 위험 사각지대를 조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관련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금호강은 시의 관리 대상”이라며 책임을 시청과 환경청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환경청이 제방 공사를 추진 중이나 사업비가 많이 들고 행정절차가 복잡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 역시 “제방 보강과 퇴적물 제거를 검토 중”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