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철길 숲 하모니’로 시민과 소통
초여름의 정취가 무르익은 지난 14일 토요일, 포항 철길 숲이 클래식 선율로 물들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소속 시민 오케스트라인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최한 야외 클래식 연주회 ‘철길 숲 하모니’가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연주회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클래식을 일상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찾아가는 연주회’의 일환이다.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2010년 창단된 포항 유일의 시민 오케스트라로 포스코 및 협력사 직원, 가족, 그리고 지역 주민들로 구성돼 있다. 15년 가까이 지역 문화 저변 확대에 힘써온 이들은 이번에도 정통 클래식부터 대중적인 레퍼토리까지 아우르며 시민들과 음악으로 소통했다.
이날 공연은 현악 앙상블의 웅장한 오프닝을 시작으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요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 오펜바흐의 ‘캉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바이올리니스트 김한올과 클라리네스트 정유라가 협연한 몬티의 ‘차르다시’는 한여름의 열기를 더하며 관객의 박수를 끌어냈다.
특히 이날 무대에는 지역 예술단체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결혼이민여성들로 구성된 다소리세오녀 합창단은 이용복의 ‘어린 시절’, 사이먼 앤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이어 스즈키바이올린 원생 40여 명은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캉캉’ 등을 연주하며 어린이 연주자다운 순수함과 열정을 뽐냈다.
공연의 클라이맥스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와 팝그룹 ABBA의 ‘맘마미아’로 꾸며졌다. 시민들은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며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어우러진 무대를 함께 즐겼다.
공연을 관람한 시민 김모 씨(54)는 “철길 숲이라는 공간과 클래식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웠다”라며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이 오늘만큼은 마음속 깊이 와 닿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창수 대표는 “초여름의 저녁, 많은 분과 음악을 나눌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속 클래식 문화의 가치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해 포항MBC 삼일문화대상에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특별상을 받은 바 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