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4인 영결식 해군장으로 엄수 유족·동료 애절한 고별사 ‘오열’ 1000여 명 마지막 길 함께 애도 각각 1계급 특진 추서 희생 기려
해군 초계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장병 4인의 합동 영결식이 1일 오전 해군항공사령부 강당에서 해군장으로 엄수됐다.
순직 장병은 정조종사 박진우 중령(해사 68기, 이하 추서 진급된 계급), 부조종사 이태훈 소령(해사 73기), 전술사 윤동규 상사(부사관 260기), 전술사 강신원 상사(부사관 269기)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의 주관 아래 열린 이 날 영결식에는 군 주요 지휘관, 해군·해병대 장병,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순직장병들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영결식은 순직 장병에 대한 경례, 약력 보고, 해군참모총장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묵념, 조총 발사, 영현 운구 순으로 진행됐다.
단상 아래에는 태극기로 감싼 순직장병의 관 네구가 나란히 놓여있었고, 유가족들은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고 박진우 중령의 아내는 헌화를 위해 27개월 된 아들을 품에 안고 관 앞에 섰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끝내 삼키던 눈물을 흘렸고, 박중령의 세살배기 아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장난감을 떨어뜨렸다.
곁에 있던 할머니가 “안녕”하고 말하자 아이는 조심스레 관에 손을 올렸다. 짧고 순수한 작별 인사는 오히려 장내를 더 깊은 침묵에 잠기게 했다.
고 윤동규 상사의 모친은 “너를 어떻게 보내느냐”고 통곡했다. 고 강신원 상사의 어머니는 관에 몸을 던지듯 매달리며 “엄마를 왜 두고 가니”라며 울부짖었다. 영결식장은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다른 유족들이 강 상사 어머니를 붙잡고 달래자 한참을 주저앉아 있던 어머니는 가까스로 자리를 떠났다.
양 총장은 조사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이루지 못한 꿈을 남긴 채 떠난 소중한 전우들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며 “이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관을 놓지 않은 진정한 군인이자 해군의 자랑이다”고 추모했다.
양 총장 역시 조사 도중 끝내 울먹였다. 그는 “이들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족을 끝까지 가족처럼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동료전우들을 대표해 추도사를 낭동한 615대대 설우혁 소령(진)은 “소나무 같은 박진우 중령, 성실과 책임의 상징 이태훈 소령, 모두가 믿고 따르던 윤동규 상사, 항상 웃음으로 주변을 따뜻하게 하던 강신원 상사, 이들이 한순간에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들의 이름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남을 것”이라고 슬퍼했다.
추도사가 끝나자 하얀 제복을 갖춰 입은 해군 의장대가 조심스럽게 영현을 운구했다. 그 순간 잠시 가라앉았던 유가족들의 울음이 다시 터졌다. “울어라, 실컷 울어라” 한 유족의 절규가 울려 퍼졌고, 뒤이어 깊은 흐느낌이 장내를 채웠다. 영결식은 고인들이 마지막까지 몸담았던 부대를 운구차가 한 바퀴 돌며 끝을 맺었다.
국방부와 해군본부는 4명의 고인에게 각각 1계급 특진을 추서하며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