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2일 2차 대선 경선에 진출할 ‘4강’ 후보를 발표했다. 5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각 800명씩 총 4000명의 일반 국민 대상 표본조사를 실시해 평균치를 집계한 결과다. 4강 후보 모두 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문제는 후보들의 낮은 지지율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정국이 석 달여 이어지면서 조기 대선 준비를 못 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4강 후보 모두 지지율이 10%대 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대선 승리의 적신호로 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재판과 사저 정치가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 후보들마저 ‘탄핵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지지율을 반등시킬 동력을 찾지 못한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국가의 미래를 보고 지지자를 선택하는데 국민의힘은 과거 회귀적인 계엄·탄핵 프레임에 갇혀 허우적 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후보들이 새로운 정책이나 공약을 발표해도 주목을 받지 못할 수밖에 없다.
향후 대선 판세의 주요 변수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추진되는 ‘반(反)이재명 빅 텐트’ 구축이다. 특히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된 후 한덕수 대통령 대행 등과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지지율이 급반등할 수 있다. 한 대행은 지난 1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대선 후보 선호도’ 1위(17%)를 차지했다.
현재 여의도 정가에서는 한 대행의 출마를 기정 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권의 출현을 방관할 것인지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사임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면서, 대선 출마의 명분을 다지는 단계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총리직과 대통령 대행직을 수행하면서 거대 야당의 횡포를 뼈저리게 경험한 그로서는 아마 출마 쪽을 선택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빅텐트가 구축돼, 보수진영 후보들이 단일화하게 되면,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를 차지하는 부동층과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여지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