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다”며 임산부 앞서 내려찍어… 노동청, 직장 내 괴롭힘 인정<br/> 국감서도 갑질·이사회 사유화 지적 받아… 새 소장·이사장 선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의 방윤규 전 소장이 직장 내 괴롭힘 혐의가 공식 인정된 후 지난해 말 자진 사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포스텍에 본부를 둔 아태이론물리센터의 방윤규 전 소장은 2024년 12월 31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포항지방노동청이 방 전 소장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인정한 후 거취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방 소장은 사안은 앞서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방 전 소장은 회의 중 분노를 참지 못하고 유리컵을 고의로 내리찍는 사건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유리 파편이 임신한 직원을 포함한 6명에게 튀어 찰과상을 입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박 의원은 당시 이를 전형적 갑질 사례로 지목하고 엄중 문책을 요구했었다.
방 전 소장은 2017년 센터 이사로 재직하던 중 소장으로 부임해 7년간 두 차례 연임했다.
연임 제한에 직면하자 본인을 상임이사로 임명하는 등 이사회를 사유화했다는 의혹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바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개인 비위로 기관에 과태료까지 부과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리해 자리에서 나간 것”이라며 “이사회 운영도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센터는 후속 조치로 지난 14일 이사회를 개최해 새 소장으로 외국인 교수를 선임하고, 이사장도 교체했다. 일련의 사태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공식 인준기구이기도 한 아태물리센터가 올해 국제무대에서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태이론물리센터는 1996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연구소로, 정부의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 센터는 아태지역 이론 물리 및 기초과학 분야에서 학술 공동연구와 국제협력, 과학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