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아온 어른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니 분명 올해 봄은 독특하다.
“경칩 넘어 곧 춘분인데, 무슨 눈이 이렇게 내리는 건지 모르겠다. 일흔 살 넘게 살다보니 별 희한한 봄을 다 보게 되는구나.”
그야말로 시절에 어울리지 않는 눈이 서울은 물론, ‘따스한 지역’으로 알려진 남부 지역까지 몰아쳐 많은 사람들이 출근길 고충을 겪은 것은 물론, 느닷없는 추위에 어깨를 움츠리고 있다.
18일 새벽.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울에선 쌓인 눈에 의해 자동차가 막히는 보기 드문 풍경이 연출됐다. 출근길 교통 체증은 더 심해졌다. 기상청에 의하면 이번 예보는 서울에 발효된 가장 늦은 대설특보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는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도심 전체 통행 속도는 시속 17.9㎞이고, 서울시 전체 통행 속도도 시속 21.4㎞로 서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눈길 교통사고도 일어났다. 오전 6시 18분경 서울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 정릉터널 입구에서는 차량간 추돌 사고가 발생했고, 이어 6시 36분께는 성수대교 남단에서 북단 방향으로 가던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 난간을 들이받았다고 한다.
비교적 북쪽에 위치한 서울만이 아니다. 통칭 ‘따스한 남부'로 이야기되는 경상도에도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주의보가 발령된 도시는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 등 4개 지역.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발효된다.
이뿐 아니라 울산과 경북 포항에도 18일 오후 현재 눈 또는 비가 교차하며 내리고 있다. 울산기상대는 18일 예상 적설량을 3~8㎝로 예보했다. 포항 역시 눈과 눈에 섞인 비가 내리며 봄을 무색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환경의 역습이 시작된 것인가? 봄 같지 않은 봄이 무섭다”는 이야기까지 하며 급격한 기온 변화에 긴장하고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