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덕대 만학도 졸업생 이영화 씨<br/>학년 1등 전성진·김미래 학생에<br/>자신의 호 딴 ‘죽향 장학금’ 전달
“누구나 처음엔 서툴고 모르는 것이 많죠. 어린 시절 배우지 못한 것들을 이제야 하나하나 채워가는 기분입니다”
위덕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1학번 이영화(69) 할머니는 지난 14일 자신의 호를 딴 ‘죽향 장학금’ 전달식에서 환한 미소로 이같이 말했다.
‘죽향 장학금’은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마련된 장학금으로 학문과 배움의 가치를 중시하는 그녀의 깊은 마음이 담겨 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사회복지학과 3학년 전성진 학생과 4학년 김미래 학생이다. 두 학생은 어머님이 병환 중인 어려운 상황에서도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 또 두 학생은 지난 학기 각각 4.5 만점을 받으며 해당 학년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 할머니는 “제때 공부할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는 후배들이 성공적으로 학교생활을 마치고 사회인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16년 시인으로 등단한 후, 가난때문에 중단됐던 학업을 다시 이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원하던 대면 수업 대신 비대면 수업을 듣게 됐다. 그녀는 도서관에서 동기들에게 비대면 수업 접속 방법과 과제 제출 방법 등을 물어가며 학업에 몰두했다.
그녀의 끈질긴 노력은 결국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으로 이어졌다.
이 할머니는 캠퍼스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동기들과 함께한 울릉도 졸업여행을 꼽았다. 그녀의 시 ‘울릉도 가좌~~~~~아’에서는 여행에서 느낀 즐거움과 감동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할머니는 재학 중 사회복지학과 발전기금으로 대학에 1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조손가정 출신인 그녀는 방학 동안 현장실습을 위해 학교에 남아 있는 동기들과 함께 생활비를 마련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 돕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