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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하나가 숲을 삼키듯 부주의가 삶을 태운다

등록일 2025-03-10 20:15 게재일 2025-03-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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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학수 포항북부소방서장

봄은 따뜻한 햇살과 함께 찾아오지만, 그 따뜻함이 때론 위협이 되기도 한다. 건조한 공기와 강한 바람이 불길을 키우는 계절, 우리는 크고 작은 화재 소식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화목보일러와 아궁이로 인한 화재가 급증하면서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불씨 하나가 집을 태우고, 나아가 산불로 번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1~2월, 포항을 포함한 전국에서 화목보일러 화재가 전년 대비 840% 증가했다. 주택과 창고, 음식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고, 특히 오후부터 저녁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부주의가 원인이 된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는 점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화목보일러 주변에 가연성 물질을 방치하거나, 연통 청소를 소홀히 하면 작은 불씨가 큰불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특히 송진이 많은 나무나 비닐 같은 부적절한 연료를 사용하면 불길이 예측할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또한, 한꺼번에 많은 연료를 넣거나, 타고 남은 재 속 불씨가 바람에 날려 화재가 발생하는 사례도 많다.

이제는 더 이상 ‘설마 내 집에서 불이 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화목보일러나 아궁이를 사용할 때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가연물은 보일러에서 최소 2m 이상 떨어진 곳에 보관하고, 연료 투입구는 꼭 닫아야 한다. 연통은 3개월에 한 번씩 청소하고, 지정된 연료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화기를 가까운 곳에 비치하는 것도 기억하자.

포항북부소방서에서는 봄철 화재 예방을 위해 마을 단위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의용소방대와 함께 주택을 직접 방문해 안전 점검과 예방 지도를 하고, 마을 방송과 SNS 등을 활용해 화재 예방수칙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실천이다.

봄철 화재는 한순간의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작은 불씨를 가벼이 여기면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단순한 주택이 아니라, 가족의 안전이자 삶의 터전이다.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 모두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불씨 하나가 숲을 삼키듯, 부주의가 순식간에 삶을 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대비한다면, 올봄은 더 안전하고 평온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실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화재 예방, 지금 바로 나부터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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