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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로 일상에 스며드는 예술 그려요”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5-02-24 20:08 게재일 2025-02-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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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서 카페 운영  김도원 작가<br/>어머니 권유로 포항으로 복귀<br/>취미로 시작한 도자기가 직업<br/>카페 모퉁이 작은 작업실 갖춰<br/>푸른색 고래와 꽃·풀·화초 등<br/>어릴적 민화서 본 상징물 접목

24일 오후 포항시 북구 덕수동의 한 골목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카페가 있다. 입구로 들어서자 눈에 띄는 것은 각양각색의 도자기들, 카페 벽면에는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들이 줄지어 걸려있다.

“이게 다 도자기로 만든 작품인가요?”

‘온,도씨 카페’ 김도원 작가.  /본인 제공
‘온,도씨 카페’ 김도원 작가. /본인 제공

무심코 던진 질문에 카페 주인인 김도원(40) 작가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이 작품은 슬립 캐스팅 기법을 이용해 만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자기를 떠올리면 주로 컵이나 접시 같은 실용적인 것들을 생각하는데, 저의 작품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도자기를 예술의 한 형태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 작가는 대전에서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어머니의 권유로 고향인 포항으로 오게 됐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겪었던 스트레스가 상당했어요. 어머니께서 ‘너무 힘들면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죠. 그렇게 포항에 내려왔고, 여기서 정말 좋은 도자기 선생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처음엔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점점 더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제 인생에서 이렇게 집중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가 만든 도자기에는 고래와 꽃들이 그려져 있다. 어릴 적 어머니가 그린 민화에서 모티브를 찾았다고 한다. 고래, 꽃, 풀, 화초 등 그가 사랑하는 자연의 상징들이 도자기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민화를 그리셨거든요. 그래서인지 민화에서 본 그림들이 제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고래나 꽃 같은 자연의 이미지는 언제 봐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도자기에 그려 넣으면 그 느낌을 더욱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카페 모퉁이에 있는 작은 작업실에는 다양한 모양의 도자기들이 빼곡하게 놓여 있다. 주 3회(월·수·일요일) 카페에서 진행하는 ‘원데이 클래스’의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이다. 그중에는 어린이들이 만든 작품도 있다. 그는 어린이들의 순수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어린이들이 만든 도자기를 보면, 정말 순수하고 투박한 부분이 많아요. 그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상상력은 저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죠. 어린이들의 순수한 세상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김 작가는 도자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일상 속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도자기는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예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그런 도자기를 만들고 싶어요”

그가 만든 도자기에는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고차원적인 예술성 보다 사람들의 일상 속에 스며드는 예술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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