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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공항 버드스트라이크 가능성 작다…울릉도는 새들의 천국 아니다

김두한기자
등록일 2025-01-30 13:57 게재일 2025-01-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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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기자
김두한 기자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현재 건설되는 울릉도공항의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 가능성이 제기가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버드스트라이크 염려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일부에서 조류 충돌 문제를 지적하고 있으나 울릉도 사정을 잘 모르고 하는 지적인 듯하다.

울릉도에는 과거 독수리, 깍새(슴새), 흑비둘기 등 비교적 몸집이 큰 조류들이 무리를 지어 살았다. 하지만, 독수리와 깍새는 이미 완전히 사라졌고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에는 한두 마리가 눈에 띌 정도다.

많은 개체 수를 자랑하는 새롭게 등장한 조류는 꿩이다. 꿩은 높이 날지 않고 바닷가로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버드스트라이크 대상 조류가 아니다.

울릉도에 참새 등 작은 조류가 많지 않아 길조로 여겨지는 까치 20여 마리를 육지에서 데려와 방류한 뒤 키워보려 했지만 몇 년 만에 개체가 모두 사라졌다.

문제는 울릉도 바닷가에 서식하는 괭이갈매기다. 하지만, 공항이 건설되는 지역에는 괭이갈매기 서식지가 없다. 괭이갈매기는 서식지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공항이 건설되는 주변 해안가에 가두봉(해발 194m)이 있다. 물론 바다를 메워 건설되는 울릉도 공항 활주로 건설을 위해 모두 절취해 산이 사라진다.

하지만, 가두봉에는 애초부터 괭이갈매기 서식지가 없었다. 울릉도 괭이갈매기 서식지는 북면 관음도 인근 주변이다. 괭이갈매기는 서식지를 떠나 멀리 이동하지 않은 특성이 있다.

예를 들면 유람선을 타고 가다 보면 관광객들이 새우깡 등 과자로 괭이갈매기 접근을 유도한다. 하지만, 갑자기 일시에 사라진다. 처음 보는 광경에 관광객들은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이유가 있다.

괭이갈매기는 자기 구역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관음도 주변 등 괭이갈매기 서식지는 울릉도 북면지역이고 공항건설은 남서쪽이다, 거의 반대 방향에 가깝다.

울릉도는 평지가 아니라 바닷가에도 해발 3~400m가 되는 산으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육지와 비교하면 괭이갈매기 서식지와 울릉공항 건설현장은 수십 km 떨어져 있는 것과 같다.

이처럼 울릉도는 새의 천국도 아니고 버드스트라이크를 일으킬 위험지역이 아니다. 그런데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전문가들의 섣부른 진단이 국민의 여론을 왜곡 할 소지가 있다.

울릉도 공항의 안전을 위해 과할 정도의 안전에 대한 염려는 고마운 일이지만 잘못된 정보로 준공되지도 않은 공항이 벌써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줘 개항 후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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