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의 불성실한 직무 수행 논란이 1년을 넘어섰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근무태도와 직무소홀 문제를 지적하며 사퇴를 촉구했지만, 그는 묵묵부답이다. 윤 청장의 근무태도는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말부터 그가 여러 중요한 회의와 행사에 불참하면서 직무소홀 문제가 확산됐으며, 일각에서는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일 열린 동구청 시무식에 윤 청장이 불참하고 신년사를 서면으로 대체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그는 신임 부구청장이 취임식을 하는 자리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윤 청장은 “병가와 연가를 내고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청장이 지난해 연가와 병가를 사용한 일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66일이다. 연가 21일, 병가는 45일이다. 윤 청장이 쓸 수 있는 휴가는 연가 24일, 병가 60일로 법정 일수를 초과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기초단체장이 뚜렷한 이유없이 이만큼 자리를 비우는 사례는 드물다.
윤 청장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직무수행 논란과 관련해 “구청장을 처음 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해명하면서, “건강이 회복되지 않으면 연말까지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구청장의 공백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동구청이 최근 ‘동구 신천동 현대시티아울렛에서 화재 발생’이라는 어이없는 오발송 문자를 보내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운 것도 구청장 공백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윤 청장은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캠프 회계책임자 A씨와 함께 계좌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았고, 미신고 계좌에서 총 7800여만원을 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거법 위반혐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윤 청장의 정신적 고통이 물론 크겠지만, 그렇다고 재판으로 인해 구정을 소홀히 하는 것은 동구주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윤 청장 사퇴를 요구하는 것도 단체장 자리가 몇 달 동안 비워도 될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구청장이 직무를 소홀히 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동구주민들에게 돌아간다. 하루빨리 대구 동구청이 구청장 공백상태에서 벗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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