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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폭풍’ 속 이번 주 ‘대왕고래’ 본격 출항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12-15 19:42 게재일 2024-12-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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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 17~18일쯤 동해 지정된 해역으로 이동<br/>20일 첫 탐사시추 구멍뚫기 작업… 내년 상반기까지 발표 전망<br/>497억 예산 전액삭감 상태로 1차 결과 따라 사업 동력 결정될 듯

‘탄핵 폭풍’ 속에서 동해 해저 유망구조에 실제로 가스·석유가 묻혀 있는지 확인하는 탐사시추 작업이 이번 주 본격화한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외항에 정박해 작업에 필요한 물자를 보급 중인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오는 17∼18일쯤 출항해 동해 대왕고래 유망구조 내 지정 해역으로 이동한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현장 해역에서 작업 준비를 마치고 오는 20일 무렵부터 첫 탐사시추를 위한 구멍 뚫기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대왕고래 유망구조는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돼 있다.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도시인 포항에서 동쪽으로 50㎞ 이내에 자리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1㎞ 이상 드릴을 내려 해저 지형을 뚫고 들어가 암석을 채취할 계획이다.

이후 석유공사의 위탁을 받은 미국 유전 개발 회사인 슐럼버거(Schlumb erger)가 암석과 가스 등 성분을 분석하는 ‘이수 검층’(mud logging) 업무를 수행해 가스·석유 부존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드릴 작업을 통해 시료를 확보하는 데에만 2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시료 분석 등 과정까지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첫 탐사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대표적인 ‘윤석열표 사업’으로 알려진 대왕고래 가스전 탐사시추는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이 위헌적이고 위법한 계엄령 선포로 직무가 정지된 정치적 상황에서 시작되게 됐다.

당장 최근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이 전액 삭감돼 석유공사는 정부 지원 없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한 번에만 1000억 원가량 드는 사업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당초 정부와 석유공사는 20%의 성공 확률을 고려해 향후 수년에 걸쳐 최소 5번의 탐사시추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야당이 그간 대왕고래 사업이 불투명하게 진행됐다고 비판해 온 상황에서 1차 시추에서 뚜렷한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추가 사업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작년 석유공사는 물리탐사 자료 분석을 통해 ‘대왕고래’를 비롯한 동해 7개 유망구조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가스·석유가 매장돼 개발 필요성이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후 산업부를 통해 이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이례적으로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자청해 국민적 기대감을 키우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 대통령의 직속 사업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동해 심해 가스전은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성공 가능성이 20%라면 해외 오일 메이저 등 어느 전문가도 당연히 시추를 해 봐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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