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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의 딜레마…울릉도 나리분지 파크골프장 건설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4-11-28 10:07 게재일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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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기자
김두한 기자 경북부

최근 파크골프가 시니어들의 최고 운동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니어 층의 증가추세는 울릉도도 마찬가지다. 2023년 말 기준 60세 이상 연령대가  40.80%에 달하고 있다. 당연 시니어들의 여가 선용 및 운동문화가 중요해 졌다. 

많은 예산, 넓은 부지, 적잖은 운동 비용이 소요되는 골프를 대체한 파크골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파크골프장 유치를 하는 가운데 울릉도 역시 시니어 관광객 유치와 지역 시니어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울릉도에 파크골프장이 만들어지면 육지의 골프 1회 비용만 갖고도 울릉도 여행과 파크골프(그린피 비싸도 1만원)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파크골프가 시니어들만의 전유물이라기 보다 울릉도만의 특성을 잘 살려 설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매김시킬 수 있다면 울릉도 관광객 유치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산천어 축제로 유명한 화천군이 대표적이다. 그곳은 요즘 전국의 파크골프 동호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파크전국부부대회, 체육회장기, 시즌오픈 전국파크대회 등 각종대회도 줄을 잇는다. 일찍이 파크골프장을 조성, 짜임새  있게 관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운영한 결과다. 수치상으로도 그 성과는 대단하다.  

5월 28일부터 막이 오르는 이대회는 6월13~14일까지 예선전과 결승전을 치르기 때문에 화천군에 머무는(15일~16일간) 외지인이 엄청나다.  그들이 화천서 먹고, 자고 , 놀고 관광하고 하는 부수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최근 경주에서 울릉도여행을 패키지로 한 파크골프대회가 개최됐었는데, 여기에도 350여 명이 참가했다.  포항 등지에서 개최되는 파크골프대회도 늘 조기마감되는 등 현 추세대로라면 파크골프  인기는 고공진행이다. 

이를 눈여겨 본 모 선사가  울릉도 나리분지에 18홀 규모의 파크 골프장을 조성하려 뛰어들었다.  여객선을 통한 관광객도 유치하고 울릉 지역 경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기획했다.

선사 측은 나리분지가 울릉도 상수원 원수지임을 감안,  수질이나 상수원 오염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농약사용 경우 허가취소)에서 파크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서류를 반려받았다.

사실상 불허통보다. 반려 이유는 나리분지에 파크골프장이 조성되면 울릉주민 식수원인 북면 추산 용출소 상수원이 오염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나리분지 주민들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인허가 벽을 넘지는 못했다.

파크골프장을 유치했던 선사는 “울릉도에 파크골프장이 들어선다면 연중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 같은 판단이 들어 이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행정소송 등을 통해 인허가를 다투어 볼 생각도 있었지만 현재 선박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엄청 힘들어 포기했다”고 밝혔다. 

울릉주민들 사이에선 오래전부터 울릉도에 골프장을 하나 개장했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늘 해왔다. 그동안 타 시군에서 골프장이 관광객 유치에 폭발적 원동력이 되는 것을 수없이 보며 학습한 효과도 있다. 제주도은 그 단적인 예다.  알다시피 제주도 골퍼 관광은 연중 무휴다.

골프장 수 또한 엄청나다. 하지만 울릉은 골프장을 만들만한 땅이 없기도 하거니와 설령 부지를 구한다 해도 육지보다 훨씬 더 들어가는 공사비 등으로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온 안이 우선 파크골프장이라도 하나 갖자는 것이다.  그 장소가 나리분지든, 다른 곳이든 간에  일단 하나만이라도 물꼬를 터 봤으면 한다.  물론 인허가를 반려한 울릉군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또 반려하기까지 신중에 고민을 거듭했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정 나리분지가 안된다면 군이 나서 다른 장소라도 찾아 주었으면 한다.  적당한 장소만 있다면 투자자도 분명 나설 것이다.  울릉공항 개항이 다가오는 만큼 향후 울릉도 투자는  관광, 숙박, 볼거리와 놀거리, 스포츠 인프라 등으로 엄청 늘어날 것이다. 

산지로 이뤄진 울릉도에 나리분지를 제외하면 솔직히 제대로 된 투자를 하기가 곤란하다. 그런 면에서 상수원도 보호하고 울릉도 관광 인프라도 살리는 묘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양립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깊이 고민하고 머리를 맞대면 안될 일 또한 없을 것이다.  가금씩 외국에 나가 유명관광지나 관광인프라를 가보면 어떻게 저런 곳에 인허가를 받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때가 한두번 아니었다.  나리분지도 이제는 성역으로 두기보다 함께 가는 길을 찾을 때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청정지역, 살아 있는 활화산 속의 나리분지 내  파크골프장에서 채를 한 번 휘둘러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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