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는 23일 치뤄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를 끝으로 최종 순위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22년 3위, 2023년 2위라는 좋은 성적을 내며 2024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포항은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나면서 팀의 레전드인 박태하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여 시즌을 시작했다.
포항은 그동안 시즌이 마무리 되면 팀의 주축선수들이 늘 빠져나가버려 애를 먹었었다. 팬들도 그런 상황을 우려 속에 지켜보며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포항은 그 빈 틈을 원만하게 잘 정리, 주위의 걱정과 달리 어린선수와 베테랑 선수들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어우러지며 걸출한 국가대표 선수나 스타 선수들 없어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왔다.
이번 시즌 역시 23시즌 팀의 주축 외인이던 제카와 그랜트가 중국으로 이적했고 수비수 박승욱과 박찬용의 군 입대로 수비 공백마저 커져팬들의 우려가 컸었다.
포항은 두 외국인 공격수의 빈 자리를 K리그2 청주FC의 대표 골잡이였던 조르지와 호주리그에서 뛰고있던 아스프로를 영입해 일단 채워넣었고 수비는 2022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한 전민광이 소집 해제돼 복귀한데 이어 부천FC에서 뛰던 이동희를 영입하는 것으로 조합을 완성했다.
2024년은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풀리지않을 듯 하던 경기가 봄 눈 녹듯 풀리고 비기거나 질 것 같던 경기를 극장골로 뒤집는 경우가 많아지며 박태하 감독의 이름을 딴 '태하드라마'라는 별칭까지 생길 정도였다.
극의 주인공은 정재희였다. 정재희의 투입은 답답하던 경기의 흐름을 단 번에 바꿔냈고 반전의 골들을 연속해서 뽑아내며 시즌 초반 누구도 반박 할 수 없는 히어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정재희에게 모든 것을 의존 하기엔 한 시즌은 길었다. 또 야심차게 영입한 조르지와 아스프로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고 아스프로는 부진으로 초반 경기 이후는 선발 명단에서마저 자취를 감췄다.
위기 속에 빛을 발한 건 새롭게 팀에 합류한 2000년생 수비수 이동희였다. 그는 완벽하게 팀에 안착, 철벽 수비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이동희의 기운도 8월 쇄골 골절로 시즌을 조기 마감해야 했다.
구단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K리그2 수원 삼성의 수비수 민상기가 그 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 또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결국 고심 끝에 중앙 수비 전민광의 파트너 자리에 팀의 어린 수비수들인 이규백과 최현웅까지 기용하며 스쿼드를 채웠으나 여전히 수비 불안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로 인해 포항은 창단 이후 최다 인 6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며 힘겨운 여름을 보냈다. 시즌 초반 선두를 유지하면서 한때 우승도 넘 볼수 있다던 전망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최전방 공격수 이호재가 발목 수술로 인해 시즌 아웃됐고, 여름 이적 시장 팀에 합류한 공격수 안재준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며 이가 아닌 잇 몸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박태하 감독 또한 팀을 꾸려가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시즌 초반에는 팀의 승승장구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박태하 감독의 전술에 대한 답답함과 선수 기용에 대한 부분들도 하나 둘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박 감독도 이런 팬들의 기류를 의식, 전술 전략에 골몰했다. 하지만 경기는 조금 나아지는가 싶다가도 이내 추락하기를 반복했다.
더욱이 시즌 초반 맹 활약으로 생에 처음 국가대표 수문장에 선발됐던 골키퍼 황인재까지 부진에 빠지면서 리그 최소 실점을 이어가던 수비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팬들을 실망시켰다.
그나마 서브 골키퍼였던 윤평국이 선발로 나서며 안정감을 보여 준데 이어 주장 완델손의 활약으로 팀의 분위기가 다소 반전 되는 듯 했으나 그것도 거기까지였다.
정규리그 33경기 결과, 상위 6팀에 겨우 입성한 후 치러진 파이널라운드에선 5 경기 성적이 2무 3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바람에 상위 팀과의 벌어진 승점차를 좁히는데 실패했고 결국 상위 6팀 중 가장 아래인 6위까지 밀려나며 시즌을 종료했다.
포항이 승승장구하던 시즌 초반과 달리 막판 무너진 것은 K리그1,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코리아컵을 병행해야하는 빡빡한 경기 일정 속에 팀의 주축 선수들 부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일단 분석되나 시즌 막바지까지 뾰족한 묘안을 찾아내지 못한 구단과 스태프도 책임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시즌 6위라는 성적에 올해 목터져라 응원했던 팬들은 서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예년에 비해 낮은 순위로 올해를 마무리 한 것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토론의 주 내용은 포항이 항후 가야할 길과 어떻게 하면 리그 우승할수 있을까다.
포항 열렬 팬들은 포항이 한단계 더 도약키 위해선 대주주는 물론 포항시 등에서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이지만 프로 세계는 성적에 냉정하며 가혹한 게 현실이다.
12팀중 1팀이 다이렉트 강등 되고 2팀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가야하는 살얼음 판의 K리그1, 내년에는 누가 살아남을지 강등의 위기를 맞을지 아무도 예측 할 수 없다.
시즌을 마친 포항도 조만간 이제 이에 대한 대비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구단과 감독이 겨울 이적 시장에서 누구를 뽑을지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좋은 선수란 연봉과 비례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재의 구단 살림살이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부임 후 다소 경직된 자세로 일관한 박태하 감독이 팬 외연 확장을 위해 조금 유연해지고 대 시민 소통에 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한편 포항은 K리그1은 시즌 종료했으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스테이지와 코리아컵 울산HD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특히 선수들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코리아컵 우승에 모든 것을 쏟고 있다.
/정서영 포항스틸러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