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인 오늘(31일) 밤 대구도 비상이 걸렸다. 도심 일대는 핼러윈데이를 사흘 앞둔 지난 28일 밤부터 유령, 마녀, 히어로 등 다양한 캐릭터로 분장한 젊은이들로 붐볐다. 호박과 조명 장식을 한 상가들도 핼러윈 음악을 틀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축제 분위기는 오늘 밤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경찰은 오늘 오후 6시부터 클럽이 문을 닫는 새벽시간까지 비상근무에 들어간다. 서울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길거리 사고예방이 국가적 과제가 된 만큼, 대구시와 경찰은 이미 핼러윈 기간(25~31일)에 접어들자마자 동성로와 삼덕동 일대에 순찰팀을 집중배치해 시민안전을 지키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몰리는 클럽 입구에는 안전 펜스를 설치해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경찰청과 소방청은 대구시·중구청과 함께 오늘 밤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동성로와 삼덕동 클럽골목 등을 대상으로 합동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태원 참사에서도 밝혀졌듯이, 주최자가 없거나 불분명한 지역 축제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경찰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장의 책임도 묻기 때문이다. 삼덕동 클럽골목에는 27곳의 클럽과 주점이 영업중이며, 대구에서 유일하게 ‘행정안전부 핼러윈데이 관리지역’에 이 골목이 포함돼 있다.
핼러윈데이는 원래 기독교 축일(祝日)인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일부 국가만 10여년 전부터 청춘들의 열기를 분출하는 축제기간으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가면과 복장으로 분장한 청년들이 술에 취해 특정장소에 대거 몰리면, 군중심리가 어떤 방식으로 분출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그러니 꽃다운 청춘 150여명이 숨지는 이태원 참사 같은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망자 가운데는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5명도 포함돼 있었다.
서울 이태원처럼 대구 삼덕동 클럽골목도 폭이 좁아 인파가 몰리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대구시와 경찰은 ‘사고는 어이없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고, 축제가 끝나는 순간까지 인파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