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여사 라인’ 청산 요구에<br/>“비선 조직 같은 것 없다” 일축<br/> ‘尹-韓 독대’ 다음주 초로 확정<br/> 16일 재보선 후 일정 조율키로
대통령실은 14일 여권 안팎에서 제기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인사들이 대통령실 내에서 비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에는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다.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12일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필요성을 거론한 것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이른바 김건희 라인 인사 청산을 요구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이야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가 김 여사 라인 정리를 말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께서 오해하시고 언론이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국정 신뢰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이 존재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 대상이 이른바 김 여사의 ‘한남동 라인 7인방’을 가리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7인방 이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차 부산을 찾아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대표가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당정 간 갈등이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게 비판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주요한 이슈에 대해 외부가 아니라 여당의 대표가 요청해서, 대통령이 수용해 변화와 쇄신의 계기로 삼는다면 저는 민심에 맞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친윤계 내에서는 다음주 초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불가피하게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말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다음 주 초에 독대하기로 결정했다.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에 일정 조율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김건희 여사를 두고 야권에서 제기하는 여러 의혹에 대한 해법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를 비롯한 인적 쇄신 요구를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