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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모평’과 의대증원…뒤숭숭해진 대입시

등록일 2024-10-03 18:52 게재일 2024-10-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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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과 9월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4일) 모의평가가 ‘극과 극’의 난이도를 보이면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어느 수준에 맞춰 입시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수능전초전’으로 불리는 9월 모의평가는 6월 모의평가와 달리 수능과 가장 유사하게 출제됐었다. 올해 대입시의 경우 9월 모의평가 점수로 상위권 대학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교육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보면, 전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이 63명(재학생 18명, 졸업생 등 45명)에 이른다. 만점자가 지난 6월 모의 평가(6명) 때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국어는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이 4478명(1.17%)으로, 올해 전국 의대 39곳 모집 인원(4485명)과 비슷했다. 수학은 최고점자가 135명이었지만 차점자가 4601명에 달했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6월 평가에선 1.47%에 불과해 ‘불영어’로 불렸지만, 이번 시험에선 무려 10.94%(4만2212명)에 달했다. 영어는 지난 2018년부터 ‘절대평가’로 치러져,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다. 두 번의 모의평가 변별력이 오락가락하면서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게 생겼다.

올해 대입시 수시모집에서 ‘서울 쏠림’이 강화되고 있는 현상도 비수도권 수험생들을 뒤숭숭하게 만든다. 지난 9월 13일 마감된 수시모집 결과 서울권 대학의 경쟁률은 18.74대 1, 경인권 대학은 12.99대 1인 반면, 지방 소재 대학은 5.99대 1에 그쳤다. 의대 정원 확대로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지원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서울권 대학의 합격선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져 서울 쏠림이 심화한 것이다. 수시 경쟁률이 6대 1 이하인 대학은 사실상 미달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면 된다. 수시에선 수험생 1인당 6장까지 원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의대증원 첫해에 나타난 대입시 변화구도를 고려하면, 앞으로 지방대의 위기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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