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오늘 개막<br/>개막작인 극단 돌담 첫 작품 ‘배비장전’ <br/>서울 극단 전망의 ‘내 웨딩 케이크는…’<br/>부천 극단 얘기씨어터컴퍼니 ‘客(손님)’<br/>극단 완자무늬의 ‘의자는 잘못 없다’ 등<br/>11일까지 열흘동안 4개작품 무대 올라
포항시의 대표 공연예술 축제인 ‘제24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2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다.
포스코 효자아트홀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날 참가작은 총 4개 작품으로 올해도 각기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는 다양한 장르의 연극 작품이 공연된다.
지난 2001년 ‘순수연극축제’를 표방하며 출범한 이후 매년 새롭고 다양한 주제로 개최해 오고 있는 연극제는 2017년 17회째부터는 참가 단체를 공모해 선정하는 등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국내외 극단의 여러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여 호평받고 있다.
특히 올해 24회째를 맞는 연극제는 무대 외적인 화려함보다 연극의 본질을 관객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초청해 연극의 진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연극계 거장배우 최종원 씨 ‘방자’로 호흡
풍자의 백미 연극 ‘배비장전’이 제24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 개막작으로 2일 오후 7시 포스코 효자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배비장전’은 연극계의 거장 배우 최종원(74)이 창단한 극단 돌담의 첫 작품으로 제주와 얽힌 풍자·해학극이다. 19세기 조선 시대 사회상을 담은 판소리계 고전소설로, 제주도를 배경으로 당시 지배층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돌담은 이번 작품에서 원작이 가지고 있던 지배계급의 위선은 물론이고, 선거철만 되면 표를 구걸했다가 당선이 되면 180도 입장을 바꾸는 정치인들의 이중인격적 모습까지 확장해 보여준다.
연출가는 한국연극협회 이사인 이우천 서울 극단 대학로극장 대표다. 연극계의 거장이며 TV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 최종원 돌담 대표가 방자 역을 맡는다.
△‘내 웨딩 케이크는 누가 먹어버렸나’… 결혼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서울 극단 전망의 ‘내 웨딩 케이크는 누가 먹어버렸나’는 희곡 작가로 유명한 김나영 작가의 탄탄한 희곡과 배우들의 연기로 관객들에게 큰 공감과 호평으로 극찬을 받았던 화제작. 결혼과 사랑, 삶에 관한 2가지로 구성된 옴니버스 구성의 2인극이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 상대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코믹하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서, 중년과 노년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소외와 인간성 상실을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안타까운 사랑을 하는 중년 부부와 40여 년을 가족만을 위해 살아오다 처음 소풍을 나온 노년 부부 이야기로 구성됐다. 두 쌍의 부부 이야기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우리에게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고찰하도록 한다. 4일 오후 3시 공연.
△알베르 카뮈와 만난 인간의 숙명과 정체성
올해 창단 24주년을 맞은 경기도 부천 극단 얘기씨어터컴퍼니의 연극 ‘客(손님)’은 알베르 카뮈의 ‘오해’를 개화기 시대 경기도를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인간의 숙명과 정체성에 대한 비극을 다룬다.‘자신의 정의는 타인에게도 정의일 것인가 혹은 악이 될 것인가’하는 질문을 던진다. 각자의 불행과 숙명에 맞서는 태도가 타인에게도 옳은 것인지 논한다.
한일합방 직전 조선의 인적 뜸한 어느 깊은 산중 강가의 주막. 늙은 어머니와 세상과 접촉이 없이 커 온 딸이 살고 있다, 어쩌다 찾아드는 객들에게 듣는 이야기가 세상의 전부인 딸은 막연한 세상에 대한 동경을 품게 되고, 이는 점점 집착으로 변해 간다. 급기야 딸은 산중을 벗어나 그들이 말하는 남쪽 태양의 나라에 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손님들을 살해해 강에 버리고 그들의 재물을 탈취해 모으기 시작한다.
8일 오후 7시 공연.
△의자에 대한 한 남자의 소유욕과 집착이 낳은 갈등
서울 대학로 극단 완자무늬의 2002년 초연 이래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장기 레퍼토리 작품 ‘의자는 잘못 없다’가 폐막작으로 11일 오후 7시 포스코 효자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소유에 대한 욕망과 집착에 관한 네 가지 색깔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의자는 잘못 없다’는 의자 하나를 갖고 싶어 하는 한 남자의 강렬한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네 명의 인물 간의 갈등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인간 욕망의 끝을 묘사한다. 소유욕과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해프닝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자아낸다. 연출은 극단 완자무늬 대표이자 ‘하드락 드라마’, ‘늙은 창녀의 노래’ 등을 연출한 김태수 연출가가 맡았다.
무대는 직장에서 명예퇴직 당한 후 도서관에 다니며 시험 준비를 하고 있던 남자 ‘강명규’가 우연히 가구점 앞을 지나다가 한 의자를 보고 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강명규는 그 의자에 매료돼 꼭 갖고 싶어 하지만, 가구점 주인인 ‘문덕수’는 팔 수 없다고 하는데….
백진기 포항바다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은 “올해로 24회째를 맞이하여 새로운 연극제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2024년 한국연극에서 가장 핫한 이슈를 만들어 냈던 우수작품들을 초청해 다양한 예술적 목소리로 관객들을 맞이하고자 한다”며 “포항바다국제연극제에서 펼쳐질 무대 위의 수많은 이야기는 우리의 삶에 작은 울림을 주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