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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훈 사진작가 개인전 ‘형산강 노닐記'···시간과 존재를 담은 ‘환유의 시선’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3-06 10:51 게재일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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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31일 갤러리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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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훈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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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훈作

포항의 중진 사진가 차재훈(68)의 개인전 ‘형산강 노닐記’가 오는 7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포항에서 열린다. 1981년부터 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차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40여 년간 형산강 주변에서 포착한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미학적 사진으로 재구성했다. 단순한 풍경 기록을 넘어 관람자의 내면을 흔드는 ‘환유의 시선’으로 시간, 존재, 희로애락을 은유적으로 풀어냈다.

30여 점의 출품작품은 평소 강의 정서와 문화에 대한 소신에 따라 형산강을 노닐며 강을 통해 본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사유와 성찰의 과정물이다. 안개 낀 형산강의 풍경, 나무와 새, 강물과 별, 그리고 소소한 풀들의 일상을 미적으로 담고 있다.

차재훈 작가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1년 포항에 정착해 본격적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경일대 사진영상학과를 졸업한 후 경주대 영상예술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창립회원으로 참여하고, 포항여성사진회 지원 등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했다. 손진국 갤러리포항 관장은 “차 작가는 포항의 산증인으로 교육자이자 평론가로서 지역 사진계에 끼친 영향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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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훈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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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훈作

이번 전시의 백미는 전통 기법과 현대적 소재를 결합한 독창적 액자 작업이다. 1mm 강철 밴드, 포항의 역사를 담은 고재(古材), 천연염색 한지 프레임 등으로 구성된 작품은 ‘K아트’의 정체성을 인공지능(AI) 시대에 재해석한다. 대표작인 ‘외로운 갈대’ 시리즈는 마분지에 전통 염색 기법 ‘콩땜’을 입히고 온돌장판으로 마감한 액자에 담아내, 액자 자체를 예술의 일부로 승화시켰다.

차 작가의 렌즈는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해 인간의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화한다. 특히 40여 년간 관찰한 자연과의 교감은 명상적 침묵 속에서 완성된 작품들로, 관람객에게 ‘느린 시선’을 선사한다. 손 관장은 “영하 10도를 밑도는 새벽 추위 속에서도 바람과 물, 새와 별, 풀을 끝없이 바라보며 자연에서 비롯된 성찰과 사색을 담은 작품들은 문명의 속도전에 지친 현대인이 잃어버린 감각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포항시 남구 송도동에서 작업 중인 차 작가는 “포항에서 교수이자 평론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지역 정체성과 예술의 접점을 탐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평생 화두인 ‘본다는 것’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응축된 자리로, 자연과 인간, 시간과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는 기회를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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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훈 사진작가. /독자 제공

차재훈 작가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잊혀진 포항의 많은 작가들을 기억하며 오래된 목재에 천연염색을 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존재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자 했다. 그는 “전시는 창작 과정을 보여주는 보고일 뿐이며, 꿈울 향해 걸어온 삶의 여정 자체가 예술”이라며 “미완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가 과대평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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