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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한계상황 내몰린다

등록일 2024-10-01 18:16 게재일 2024-10-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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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에 내수부진이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이 너나없이 위기에 처했다. 경북 동해안 최대수산물 시장인 죽도시장은 최근 내수절벽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다. 죽도시장 상인들은 지난 추석에도 폭염때문에 대목경기를 누리지 못했다.

한 상인은 “하루 매출이 40만~70만원 정도인데 남는 건 10% 뿐”이라고 했다. 한 개 팔아야 1000원 남는다는 쥐포 판매상인은 “마진 10%로 임대료를 내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포항 도심상권의 불황도 심각하다. 지난해까지 중앙상가 점포는 870여 곳이었지만 최근 360곳이 문을 닫았다. 포항지역 자영업자 폐업률은 지난해 20%를 넘어선 이후 올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도 자영업 붕괴현상은 심각하다.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4명 중 3명꼴로 한 달 소득(종합소득세 신고분)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분 1146만4368건 가운데 860만918건(75.1%)이 월소득 100만원 미만이었다. 소득이 전혀 없다는 ‘소득 0원’ 신고분도 100만건에 육박했다.

전국 570만 자영업자의 위기는 곧 서민경제의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가 정책자금 상환을 연장해 주거나 임대료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반응은 냉담하다. 지원 자격과 조건이 까다로워 실제 도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앞으로 2차 베이비부머(1965∼1974년생)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화하면 자영업의 위기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를 보면, 자영업자 3명 중 2명은 50대 이상 장·노년층이다. 너도나도 직장에서 나온 후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다 보니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자영업 위기를 막으려면 우선 내수 부양책이 선행돼야 하지만, 한계상황에 내몰린 생계형 창업자를 위해서는 정부의 선제 지원이 필요하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을 외면하면, 국가경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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