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소상공인·자영업·기업할 것 없이 여기저기서 곡소리<br/>“여야 민생 뒷전인 채 정치싸움에만 몰두” 한목소리로 질책<br/>서민경제 회복·의료대란 등 실생활 밀접한 사안 속히 해결을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이번 추석 명절이 그리 편치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연일 여야가 ‘민생은 돌보지 않고 정치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태에서 유권자들을 만나야만 했기 때문이다. 지역 의원들은 주민들로부터 “민생을 돌보지 않는다”는 따가운 질책을 들었다. 의원들을 통해 TK지역민들은 서민 경제회복과 민생안정, 의료대란 해결 등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안들을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먼저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 강대식(대구 동·군위을) 의원은 ‘경제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피부에 와 닿는 경제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강 의원은 “TK청년들은 괜찮은 일자리가 없는데다 주거비, 출산·육아 등에 시달리고, 기업들은 자재값 인상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근로시간 단축, 코로나 이후 지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권영진(대구 달서병) 의원도 “경기가 어려워 금리도 높고 장사가 안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삶은 IMF나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며 “여야 모두 비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상휘(포항남·울릉) 의원은 “포스코 물량이 늘어야 하는데 철강 경기가 어려워 걱정”이라며 “당정이 민생 처리는 뒷전에다 화합이 안돼 지지자 이탈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정재(포항북) 의원이 만난 포항 죽도시장 등 지역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전례없는 가을 폭염이 이어져 더욱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폭염이 지속돼 시장에 사람이 없어 힘들다고들 하셨다”면서 “경기가 어려우니 정치 좀 잘해달라는 말씀들도 많으셨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다수의 TK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좋아서 뽑은 게 아니라 야당을 견제하고자 뽑았는데 아무런 역할을 못한다고 했다”, “야당을 상대하는데 너무 무기력하고 민생 경제를 챙기는 데는 너무 무능한 것 같다”, “당정이 갈등하고 내부 총질이나 하는 모습 때문에 지지자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고 지역 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성·청송·영덕·울진 지역위원장인 임미애 의원도 ‘먹고사는 문제’가 많이 언급됐다고 꼽았다. 임 의원은 “사과 농사를 짓는 분들은 지난해보다 낫지만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력이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곡(新穀) 출하가 얼마 안 남았는데 쌀 문제(쌀 가격 및 수급안정화)는 정부가 농협한테 미뤄놓은 상황”이라며 “지역 농협 같은 경우도 연체율이 높아 결산할 수 없을 텐데,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걱정을 많이 하신다”고 우려했다.
여야 지역의원들은 또 정부가 의료계와의 갈등상태를 지속하며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국민의 불만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의정갈등이 길어져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며 “의대 증원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하는 방식이 급하고 경직돼 있다. 2천명이라는 숫자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최근 대정부질문 등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태도를 보고 국민이 의료 문제가 풀릴 기미가 없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내각에 있는 각 부처 장관, 총리의 태도가 오히려 정권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고세리·장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