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의료 서비스란 사람들이 필요할 때 병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경제력·사회적 여건에 상관없이 형평성 있는 의료 공급을 받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이 심화한 우리나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어촌 간의 의료 서비스 격차는 자주 사회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지역간 의료 서비스 격차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물론 지방 의료계가 이런 격차를 좁히기 위해 분발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 하나 정부 재정지원 등 여러 이유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경북권의 주요 종합병원의 의료 서비스 성적표가 최근 공개됐다. 건강보험심사 평가원이 발표한 2023년 환자경험평가 자료에 따르면 경북도내 상급·종합병원 20곳 중 11곳이 전국 평균 점수에 미달했다. 절반 이상이 평균에 미달하고 일부 병원은 전국 최하위권 성적을 받았다고 한다.
심평원은 2017년부터 환자 중심의 의료문화 확산과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의료 서비스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 평가항목은 간호사 서비스, 의사 서비스,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 환경, 환자권리 보장 등이다.
경북은 이미 알려진대로 전국에서 의료 서비스가 취약한 곳 중 하나다. 1000명당 의사 수에서 경북은 0.55명(2020년 기준)이다. 전국 평균 0.79명에 훨씬 못미치며 서울 1.59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의사 수뿐 아니라 책임공공병원 설치율이나 치료 가능 사망률 등에서도 전국 하위권이다. 이번 심평원의 조사로 경북의 취약한 의료 서비스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도농간 의료 서비스 격차가 해소되지 못하면 농촌의 고령화나 인구소멸의 문제도 막을 수 없다. 의료 기반이 취약한 농촌으로 사람들이 올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에 의대를 신설하고 포스텍에 연구중심 의대를 설립하자는 주장도 이런데 이유가 있다. 의정 갈등의 원인이 되는 의대 정원 증원의 문제도 여기에 기인한다. 의료 서비스는 국민의 생명권과 직접 연계된다는 점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다. 정부나 자치단체의 노력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