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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은 정말 응급실이 관리가능하다고 보나

등록일 2024-08-29 19:30 게재일 2024-08-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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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026학년 의대증원 보류’ 제안을 대통령실이 즉각 거부하면서 여권 내 갈등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회의에서 의대 증원 1년 유예를 건의한 후, 이틀 후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2026년엔 2025년 증원분까지 합한 7500명을 한 학년에서 교육해야 하는 무리한 상황을 감안해 증원을 1년간 유예하자”는 중재안을 재차 내놓았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한 대표의 제안을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늘(30일)로 예정됐던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간의 만찬 일정을 연기하면서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3시간 먼저 통보하는 등 ‘당대표 패싱’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한 갈등’이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대표의 제안은 전공의들을 하루빨리 병원에 복귀시켜 의료대란을 막아보자는 차원에서 나왔다. 당 대표로선 당연히 할 수 있는 소리다. 지금 모든 국민은 일반병원이 쉬는 추석연휴에 집에 환자가 생길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증환자가 있는 가족들은 수술날짜를 잡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일부 응급실에서 온전히 운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말 기가 막히는 인식수준이다.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의료대란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적극적인 자세로 의정갈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나경원 의원까지 의정갈등 해법을 위해 새로운 정부책임자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가. 의정갈등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 것이다. 정부가 지금처럼 의대증원 숫자에 매몰돼 전공의들을 적대시할 경우, 의료계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된다. 만약 응급처치나 수술을 받지 못해 환자들이 생명을 잃어가면 그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 자칫 정권유지가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 대통령실은 의료혼란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당과 논의해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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