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난자는 난임에 대비해 난자를 보관하는 시술을 말한다. 과거에는 불치병이나 항암 치료를 앞둔 암환자들이 난소 기능 상실에 대비해 난자를 보관하던 수단으로 주로 이용했다.
그러나 요즘은 2030 젊은여성을 중심으로 냉동난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활용률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국 의료기관에 보관 중인 냉동난자는 2020년 약 4만개 정도였지만 지난해는 10만개로 늘었다. 불과 4년 사이 2.5배가 증가한 셈이다.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면서 난임가정이 늘자 난자를 미리 보관하려는 젊은 여성들이 많아진 것이 이유라고 한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더라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때의 건강한 난자를 미리 보관해 놓음으로써 난임에 대비할 수 있고, 건강한 2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여성이 늘어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혼여성이 만혼에 대비해 난자를 보관하려는 현상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가 기준으로 삼는 노산(老産)의 연령은 35세. 여성이 35세에 이르면 자궁과 난소의 노화가 시작되고 이로 인해 기능이 저하하기 때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20세 이전 결혼한 여성의 불임률은 5% 미만인데 35세 이상부터는 30%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남성들의 늦둥이 출산이 화제가 된 적은 자주 있었다. 영화배우 안소니 퀸은 84에, 피카소는 90세에 아이를 낳았다. 공자의 아버지는 16살 부인을 통해 70세에 공자를 낳았다고 한다.
냉동난자 시술은 늦둥이와 달리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는 면에서 다소 충격적이다. 건강한 2세를 위한 의술의 발달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인간의 욕망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까 두렵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