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증막 더위로 전국의 이목을 끌었던 대구의 한여름 무더위가 올해는 대프리카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지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오히려 서울은 27일째 열대야가 이어져 118년만에 신기록이 세워졌고 부산도 23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국의 주목을 받았다. 강릉과 속초에서는 밤사이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많은 시민이 밤잠을 설쳤다는 소식도 들린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 50년간 폭염 일수가 1261일로 같은기간 광주(668일), 서울(393일)보다 2배 내지 3배가 많았다.
대구는 팔공산 등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도시다. 안에서 생성된 뜨거운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여름철이면 뜨거운 공기가 계속 머물면서 도시를 한증막처럼 대우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이후 대구 더위를 빗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고 대구 도심에는 더위를 상징하는 조형물도 등장했다. 여름철만 되면 한증막처럼 무더운 대구의 날씨는 늘 전국 뉴스의 한토막을 장식했다.
최근 기상청이 10년간 5∼9월 사이 사람이 느끼는 체감온도를 조사해 보았더니 광주가 29∼32도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와 대전이 그 뒤를 이었고, 대구는 전국 11번째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구시가 열섬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가로수와 도시숲 조성사업을 지속 펼쳐온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주변에 나무가 있으면 없는 곳보다 3도 정도 기온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 대구의 상징처럼 쓰였던 대프리카 간판을 이제는 내려야 할 때가 된 걸까 두고 볼 일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