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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식 ‘묻지마 TK통합’ 곤란 시도민 의견 듣고 충분히 합의를”

고세리기자
등록일 2024-08-13 19:52 게재일 2024-08-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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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행정개편 주민투표 필요<br/>  지방선거제도 개혁도 있어야”<br/>  특별법 처리 험난한 과정 예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대구·경북(TK) 행정 통합문제를 두고 ‘홍준표식 묻지마 통합’으로 규정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을 것을 촉구했다. TK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향후 특별법 처리과정에서 야권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험난한 협상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13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홍준표식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엇이 문제인가? 민주적이고 공정한 행정통합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조국혁신당 대구시당,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가 공동주최했다.

토론회는 전광섭 호남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태일 전 TK행정통합 공론화위원장의 기조연설, 금창호 한국정책분석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제로 진행됐다. 토론에는 하혜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김보경 대구 달성군의회 부의장, 김재훈 대구대학교 교수, 박정권 국회의장실 정책비서관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김태일 전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진하는 행정통합이 TK지역에 머물지 않고 국가구조를 조정하는 전국적 아젠다로 제시할 수 있는가를 되물었다. 이어 홍 시장에게 행정통합의 진정성이 있는가 △더 많은 재량과 자원을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 △사회적-행정적-정치적-규범적 합의의 관문형 의사결정 단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민주적 거버넌스 구축이 이뤄지는지 △더 강력한 권한을 가진 행정체계를 견제할 수 있는 지방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지는지 등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행정통합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금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지방행정체제에 대한 개념 설명과 개편 사례, TK행정통합 논의의 기존 과정을 검토하면서 광역단위의 행정개편에서는 ‘주민투표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하 연구관이 행정통합의 논의 과정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 절차·기준·지원 등에 관한 법적 근거 △지역주민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 절차 △중앙정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간의 행정기능 재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김 부의장은 TK지역 기초의회 의원 당사자로서 TK행정통합을 추진하려면 지역 주민과의 충분한 소통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홍 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행정통합에 대한 구상을 충분히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행정통합을 통한 초광역화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경제적 변화보단 행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아직 행정적 개념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우려하고 “광역 행정통합이 중소도시 발전, 주민자치 발전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정책비서관은 행정통합이 제대로 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당 독점 체제의 지역 정치 구도를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해 지방선거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임 의원은 “행정통합 등 각 지역이 초광역화 전략을 통해 권한을 획득하게 되면 국가의 정책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지역에서 정책이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농지에 대한 규제 해제가 단적인 예다. 정부에서는 최소한 150만ha의 농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방향이 있는데 특별자치도에서는 이와 상관없이 규제를 해제할 수 있게 된다”라며 “이렇게 초광역화 전략을 통해 갖게 되는 큰 권한을 견제할 세력이 없게 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된다. 비단 TK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지역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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