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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 탄소중립

등록일 2024-08-12 18:28 게재일 2024-08-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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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마가 물러가고 연일 40℃에 육박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간간이 내리는 집중호우의 기세가 엄청나다. 이런 집중호우 속에 운전을 하다 보면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는 도로 구간도 많다. 너무 많은 비가 일시에 내려 미처 배수되지 못하는 경우인데 다행히 하수도가 늦게나마 배수를 해서 심각한 침수사고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날에 생활하수와 빗물 같은 하수관로로 배제하는 합류식 하수도는 평상시 하수관로를 흐르는 생활하수량의 3배를 넘게 되면 생활하수와 빗물이 썩인 물이 하수처리시설로 들어가지 못하고 하수도를 넘쳐 하천으로 그대로 유입된다.

1970~80년대에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기존 도심 대부분의 구간에는 이러한 합류식 하수도가 설치되어 있는데, 최근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생활하수와 빗물을 각각 배제하는 우오수 분류식화 사업이 한창이다. 이렇게 하지 않고는 축산폐수와 함께 극심한 녹조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도시지역 비점오염원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분류식화의 증대로 하수처리시설에는 과거 대비 높은 농도의 생활하수가 그대로 유입되어 최대 처리용량에 육박하는 하수처리시설도 급격히 늘고 있다.

더불어 하수관로와 하수처리시설에서 다량 발생하는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는 이산화탄소(CO₂)보다 각각 약 25배와 300배에 달해 이산화탄소와 함께 배출량을 최소화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메탄(CH₄)을 신재생에너지인 수소(H₂)가스로 전환하거나 최신 아나목스(Anammox) 수처리공법의 도입으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고 아산화질소(N₂O)의 배출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하수도 탄소중립’ 사업이 미국, 일본 등 하수도 선진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하수도 탄소중립’ 사업은 그간 하수처리시설 가동을 위해 전기 등 외부 에너지 의존율이 90% 이상이나 되었던 것을 급격히 낮추었다. 여기에다 태양광 외에도 통합바이오가스, 소수력, 하수열 등 하수처리시설 자체 에너지 생산기능의 확대로 외부공급 에너지 소비량을 완전히 제로(Zero)로 만드는 ‘에너지자립화’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환경부는 2050 국가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대응하여 ‘에너지자립화율’ 목표를 2030년 60%, 2050년 100%로 매우 도전적으로 설정했다.

이처럼 하수도에는 집중호우로 인한 도시침수, 녹조로 인한 심각한 상수원 오염,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로 인한 기후위기 심화 등 최근의 가장 우려스러운 기후환경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막대한 역할이 부여되었다. 이에 환경부는 2001년부터 매년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수관로 유지·관리 △탄소중립 실천 등 38개 항목의 운영·관리 실태를 총인구수 기준 4개 그룹으로 나누어 평가하고 있다. 작년 11월 말에 발표된 2023년도 결과를 보면 161개 지자체 중 대구경북지역 지자체는 대부분 중·하권으로 실태평가 결과에 대응한 ‘하수도 탄소중립’ 사업 전개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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