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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야간수당 1만5000원 넘어 한계 도달한 인건비 ‘폐업 고민’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4-08-06 19:36 게재일 2024-08-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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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1만30원… 24시간 운영 편의점 ‘앞이 깜깜’<br/>직접 근무 시간 늘리는 점주들<br/>가족까지 투입해야 겨우 버텨<br/>경기도 좋지않아 하나둘 폐점<br/>유통업계 “상생 지원 꼭 필요”

내년도부터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서며 인건비 한계에 도달한 편의점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일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급 1만30원으로 확정·고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9860원보다 170원(1.7%)이 오르는 것으로, 제도 시행 후 37년 만에 1만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했을 때 209만6270원(월 209시간 근무 기준)으로, 업종별 구분 없이 전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편의점 업계의 운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편의점은 주로 24시간 운영되기에, 아르바이트 고용이 많이 필요한 업종이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근무할 경우 임금의 무려 1.5배에 해당하는 야간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편의점업계가 최저임금 상승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구 수성구 한 편의점 점주는 “매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점주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근무하는 시간을 늘리고, 근무 인원을 축소해왔다”면서 “그러나 인원 수를 줄이는 것도 한계에 치달았고, 경기도 안좋아서 폐점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달서구 편의점 점주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운영하면 수익이 100만원도 남지 않아 가족 3명이 모두 투입돼 현재 운영 중”이라면서 “편의점을 운영 후 명절에 제사 지내는 것은 물론, 가족 여행 한번 가본 게 언제인지도 기억 나지 않는다. 종전에도 비싼 인건비 때문에 고용하기 힘들었는데,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는다고 하니 앞이 깜깜하다”고 하소연했다.

높은 인건비를 대체하기 위해 무인점포나 하이브리드 점포 설치가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빛을 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 점포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GS25의 경우 2019년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점포가 총 16개였으나, 지난해 말 기준 총 816개로 늘었다. CU는 2019년부터 하이브리드 점포를 도입한 후 지난해까지 400여개로 늘었다. 또 이마트24는 애초에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가 80% 이상이며 심야에만 무인 형태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점주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 부담이 올라가는 등의 사회적인 상황 속에서 편의점 점주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상생 지원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매출 상승 및 운영 방법 등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를 해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근로자·사용자·공익 위원 각 9명으로 이뤄진 최저임금위원회는 총 11차례 전원회의를 거쳐 지난달 12일 표결을 통해 이 같은 최저임금안을 의결한 후 노동부에 제출했다.

노동부는 최저임금안 고시 후 10일간의 이의 제기 기간을 운영했고, 노사 단체의 이의 제기가 없어 그대로 확정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의 제기가 하나도 없었던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다만 이의 제기가 있었던 경우에도 받아들여진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욱·황인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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