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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돈이 만들어낸 괴물들

등록일 2024-07-17 19:31 게재일 2024-07-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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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홍성식 (기획특집부장)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불과 반세기 전엔 초등학생들의 꿈이 대통령이나 과학자가 대부분이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란 여자 아이의 경우 고풍스럽게도 “현모양처(賢母良妻)”라 답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21세기가 되면서 장래희망을 물었을 때 그런 대답은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게 “인플루언서” 혹은 “인기 좋은 유튜버”다. 이걸 탓할 수는 없다. 세월과 세상의 변화에 따라 아이들의 꿈도 달라지기 마련이니.

“왜 인기 좋은 유튜버가 되고 싶으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이던 아이.

공고한 자본주의가 득세한 한국 사회에서 돈은 이제 모든 것의 척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돈도 많이 벌고 싶은 것이다. 이것도 야단치기 어렵다. 아이들이 누굴 보고 배웠겠는가.

하지만 놓치고 있는 게 하나 있다. 문제는 돈을 버는 방식이다. 부정하고 부당하게, 불법과 편법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인간에게 독(毒)이 되는 법. 이젠 이 말을 해주는 어른들이 드물어졌다.

최근 음식을 상식 밖으로 많이 먹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려 유명인이 된 한 여성의 과거사가 화제가 됐다. 남자친구에게 맞고 살면서 40억 원을 착복 당했다는 이야기. 저간의 사정을 아는 또 다른 유튜버 몇몇이 이 여성의 억울함과 고통을 알면서도 약점을 이용해 돈을 뺏으려 했다는 관련 보도가 줄줄이 이어졌다. 혀를 찰 일 아닌가.

유튜브 운영사가 그 여성 유튜버를 협박한 3명 유튜버들의 수익 창출을 중지시켜 돈줄을 막아놓으니, 그제서야 사과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후안무치한 그들을 ‘유튜브와 돈이 만든 괴물’ 외에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할까?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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