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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한국 여행 보이콧

등록일 2024-06-24 20:03 게재일 2024-06-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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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피부색, 인종, 종교, 국적을 이유로 개인을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건 명백한 범죄행위인 동시에 인간의 평등과 존엄에 대한 도전이다. 용서받기 어려운 일.

한국을 여행했거나 여행하고자 하는 태국인들이 “전자여행허가(K-ETA)를 받았음에도 입국 거부 사례가 많다”며 한국 법무부가 태국 사람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를 했다. 이런 분위기가 ‘한국 여행 보이콧’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태국여행사협회(TTAA)에서 흘러나온다.

보이콧(Boycott)이란 특정 국가나 단체에 보복을 가하며 공동으로 배척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론 소비자가 기업에 항의하는 불매운동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한국인들은 비자 없이 태국 여행을 즐기는데, 태국 사람들은 전자여행허가를 받고도 입국이 거부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니, 이는 불공정하며 양국의 우호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태국여행사협회의 주장일 터.

실제로도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한국을 찾은 태국 여행객은 1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가 줄어들었다. 동일한 시기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의 여행자가 대폭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을 찾은 태국인 중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SNS에 ‘한국 여행 금지’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수만 명이 그것에 동조하는 최근 상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법무부가 곤혹스러움에 빠졌다. 불법 체류자를 꼼꼼하게 찾아내는 본연의 임무가 ‘한국 여행업계를 죽이고 있다’는 비난으로 돌아온 탓.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태국인 불법체류자는 16만 명에 육박한다. 적지 않은 숫자다. 딜레마에 빠진 법무부가 뾰족한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 쉽지 않아 보인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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