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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당대회 본격 ‘레이스’시작…나경원, TK 방문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4-06-22 09:52 게재일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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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與 전대…당권 주자 경쟁 4파전<br/>나 의원, 가장 먼저 TK 찾아 홍준표 시장, 이철우 지사 만나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이 21일 오후 대구의 한 일식집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이 21일 오후 대구의 한 일식집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7월 23일 열리는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4파전 구도로 형성되면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차기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을 가장 먼저 방문하는 등 후보들이 표심을 향한 잰걸음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21일에는 5선 윤상현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고, 오는 23일에는 국회에서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세 당권주자가 국회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줄지어 출마 회견을 연다.

또 일부 예비 주자들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경쟁을 펼치는 등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먼저 오랜 숙고를 거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은 21일 TK를 방문해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났다. 보수 원류인 TK에서 두 지자체장을 만난 것은 본격적으로 당심 및 보수의 지지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나 의원은 먼저 이날 오후 경북도청을 찾아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예방하고 20분 정도 회동했다. 나 의원은 이 지사에게 “경북에 제일 먼저 왔다”며 인사했다. 그는 “재집권이 정말 중요하다”며 “그러려면 당원을 확충하고 당 기초체력을 튼튼히 해야 하는데 나만큼 전문가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보따리 장사해서 선거 이기려고 하지 말고 당을 아는 사람,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당 대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 대표가 되면 당원을 5배 늘려야 한다”면서 “유권자의 10%가 당원이 되면 무조건 선거에 이긴다”고 조언했다.

나 의원은 “당이 역사와 뿌리가 있어야 하는데 맨날 보따리 장사가 자꾸 온다. 대구, 경북이 당의 핵심 지지기반이고 대구, 경북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보수 뿌리론’을 강조했다.

이후 나 의원은 대구로 이동해 홍 시장과 일식당에서 만찬을 갖고 심도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은 만찬 후 기자들을 만나 “홍 시장은 이번 선거가 정말 중요한 때고 당이 사실상 위기의 상태라고 했다”며 “충분한 역량이 된 내가 당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시장이 자신을 향해 “당을 오래 지켜오고 당을 오랫동안 알아왔다”고 했으며, “이제는 당에서 했던 경험을 통해서 충분한 역량이 됐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또 “홍 시장과 당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나눴다”며 “세월이 지났고 그동안의 경험이 있으니 이제는 당을 맡을 역량이 충분하지 않느냐며 ‘열심히 해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도 만찬 후 기자들에게 “당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 선출직으로 들어오는 것은 옳지도 않고 맞지도 않다”며 “당을 지켜온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지지 선언으로 봐도 되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나 의원은 “이 지사에 이어 홍 시장도 같은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 의원은 이번 TK방문으로 홍 시장과 이 지사의 직·간접적 지지를 얻어낸 셈이다.

내달 전당대회에 당원 투표가 80%가 반영됨에 따라 당원 수가 가장 많은 영남권 표심이 중요하기에 TK에서의 입지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홍 시장이 한 전 비대위원장을 연일 비판해온 만큼, 이번 회동은 ‘반(反) 한’ 세력의 결집을 위한 행보로도 비춰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현재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보수 적통성을 필두로 친윤계·보수 표심을 뭉치게 하면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권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주자 간 ‘윤심’ 논쟁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대표가 선출됐던 만큼 이번에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일 돌연 출마 의사를 밝힌 원 전 장관에 대해 ‘친윤 지원설’이 불거졌다. 원 전 장관은 출마 선언 전날 19일 윤 대통령을 만났고 다음날인 20일엔 국회에서 ‘윤심’을 받았던 김기현 의원을 방문했다.

한 전 위원장도 최근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대통령과의 갈등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윤상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이 대표로 들어오면 당정 관계가 겁난다”며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저격하기도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전대에 출마하는 어떤 후보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대우를 할 것”이라며 입장을 내놨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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