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철을 생산하는 나라가 강한 나라가 되었고 ‘철은 국가’라 일컬어지기도 했다. 철은 인간 생활의 기초인 동시에 국가 방위, 침략의 기반이기도 하고 우주산업과 로켓 개발 등 미래 경제의 뿌리로서 개량된 강재로 산업구조 생태계의 주춧돌 역할을 한다. 경제 강국 독일, 일본은 19세기부터 제철업이 시작되었고 앞선 철의 기술로 1, 2차 세계 전쟁을 주도하는 국가가 되기도 했다. 모든 움직이는 생명체는 생물이다. 생물은 수명 사이클이 있게 마련이다. 철강업에도 대내외 변화에 따라 성장과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 데 경영자의 인식 오류가 판단 오류를 낳아 베들레헴 제철소처럼 기업을 멈추게도 한다.
일본 철강산업을 보면, 경제성장과 함께 1960~70년대 고도 성장기를 거쳐 연간 1억2000만t 생산하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 일본 경제는 여전히 강세였지만 한국, 중국 등 신흥 철강 생산국들의 부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둔화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 들어 거품 경제 붕괴 후 장기적인 경기침체기에 빠지면서 철강업도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2년 10월 일본 철강사 3, 4위였던 가와사키와 NKK를 합병하여 JFE가 탄생하고, 2012년에는 1, 2위였던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 금속의 합병으로 지금의 일본제철이 탄생하기에 이르고 최근에는 US스틸을 합병한다. 생존하기 위해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술혁신과 고급강 생산으로 미래를 대비해가고 있다.
최근 일본 철강 동향을 보면, 동경 건물들이 50년 넘어 리모델링 하는 시기가 왔고 강재 수요량이 800조엔 규모로 예측되고, 전체 제철소 투자대비 수익성을 고려했을 때 전략적 규모로 8500만t 생산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일본 철강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우리는 어떻게 상황분석하고 지속가능 경영과 생존을 위해 대비할 것인지 혁신관점에서 생각해 본다.
기업의 혁신은 생산, 조직 및 인사, 마케팅, R&D, IT 기술 등 다양하지만 근간이 되는 것은 제조 혁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제철업에서는 거대 장치산업으로서 좋은 제품,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은 생산, 품질의 70% 영향을 미치는 설비를 안정화시키고 고급강 생산조건을 확보해가는 것이다.
필자가 10여 년째 컨설팅 하고 있는 포스코는 안전관리에서 제조 조건의 근간인 설비 경쟁력 갖추기에 초점을 두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설비 수명사이클은 전문가 진단을 통해 예측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개선을 통해 설비 수명을 늘리고 고급강 생산 조건을 확보해 가는 일과 설비를 움직이는 운전원이 설비 속까지 알고 조업하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경험한 만큼 능력을 발휘한다’라고 했듯이 내가 다루는 설비의 구조와 작동원리, 정상 조건, 고장 이력 등을 학습하여 예지 조업이 가능하게 해나가면 장애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 갈 수 있다. 제조 경쟁력과 기업 수명은 경영자의 인식, 최적의 설비 조건과 작업자의 설비를 아는 수준에서 가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