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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해 3호 포항항 취항에 거는 기대

등록일 2024-06-09 18:10 게재일 2024-06-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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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한 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이화여대 명예교수)
김규한 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이화여대 명예교수)

6860t급 거대한 해양탐사선 탐해 3호가 지난해 7월 부산항에서 진수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환동해 프론티어 해양 탐사 활동을 위해 지난달 31일 환동해 해양탐사 전진기지인 포항항에 입항하였다.

탐해 3호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이 새로 구축한 3D/4D 물리탐사와 최첨단 해저지질 탐사 장비를 갖춘 지구 해양 물리탐사 연구선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친환경 K-수소 미래 경제도시 건설을 지향하는 포항에 2016년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 개소와 함께 해양탐사선 2000t급 탐해 2호의 해양탐사 활동을 포항항 전용부두에서 이미 해고 있다.

연구센터는 동해 심해 머드를 활용한 화장품 개발과 포항지역 특산 벤토나이트 점토광물 의약품 개발의 큰 성과도 내고 있다. 포항항 출항 탐해 3호는 동해, 황해, 남중국해 등 한반도 주변 해양뿐만 아니라 남북극권, 태평양, 대서양을 향한 범지구적 해양자원 탐사 개발의 국책 임무를 수행하는 핵심 탐사선으로 국민적 기대감이 대단히 크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는 지리 지형학적으로 해저 지질, 지형, 해양 수로, 해양자원 등 해양환경에 큰 지배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울릉분지 동해가스전에서 경질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생산하여 세계 95번째 산유국이 되었다.

일본은 동해(日本海) 전지역의 해저 지질조사와 수많은 시추 탐사 연구를 선점해 왔다. 도야마 항 부근 조에쓰 분지(上越盆地)를 중심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을 확인하고 최근 15년간 탐사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해저지형 지질조사와 석유 천연가스,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해저 에너지 광물자원 탐사활동이 동해에서 한-일간에 경쟁적이다. 동해는 한반도의 정원 같은 바다로 북극항로 개척 중심 항로이자 환동해 해양탐사 요충지다.

국립지질조사소(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신)는 1964년 작은 민간 어선을 임차해 탐양호라는 이름으로 소연평도 근해 철광체 해저 연장 확인을 위해 해상 자력탐사를 우리나라 최초로 하였다. 탐양호를 이용 동해 포항-묵호 연안 해상 탄성파탐사 활동을 1971년까지 이어갔다. 1976년 해양탐사선 170t급 탐해호가 처음 건조되어 처음 대륙붕 해저지질도 작성과 대륙붕 6, 7광구 탄성파탐사가 실시되었다. 1996년 노르웨이 울스타인(Ulstein) 조선소에 2000t급 탐해 2호를 수주 인수해 동해 울릉분지 남서측 해역 물리탐사와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 탐사, 독도해역 해저 지질도 발간, 한반도 연근해 대륙붕 해저 지질도 작성 등 많은 해양탐사 활동이 이루어져 왔다.

이번 순수 우리기술로 건조된 거대한 최첨단 해저 물리 탐사선 탐해 3호 포항항 출항은 국가적 경사이자 큰 자랑거리다. 해양 강국 일본은 그동안 동해 해저 지질, 시추 탐사 등 동해 해저 연구를 주도해 야마토 해령(大和海嶺), 쓰시마해분(對馬海盆), 오키추(隱岐推) 등 우리에게 낯설은 일본명 해저 지형명을 여러 곳에 붙혀 놓았다.

더 나아가 가나자와 대학에서는 1967년부터 동해 해저지질, 지질구조, 고환경, 지사 등 연구 내용을 담은 日本海(일본해)라는 연구저널까지 출판하고 있다.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있는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에서는 지구심부시추선 치큐(地球)와 해양조사 연구선 5000t급 가이레이호, 심해탐사 잠수정 신카이 6500등 세계 최강 탐사장비를 갖추고 난카이 트러프(南海 trough) 시추와 지진연구를 해오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 시추선 치큐는 해저 7,000m 굴착 가능한 국제심해과학굴착계획(IODP)의 주력선이다. 지구 심부를 굴착 시추하여 거대 지진 발생 메커니즘 규명, 지구 규모 환경 변동, 지하 생명권연구, 새로운 해저자원 탐사 등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탐사 연구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KIGAM의 탐해 3호 진수와 포항항 취항은 한국이 해양 강국 새로운 진입과 함께 환태평양을 중심으로 세계를 향한 해저 지형, 지질과 자원탐사 연구 시작을 알리는 미래 희망도시 포항발 신호탄이다. 탐해 3호가 한반도 연근해를 벗어나 남북극해, 심해저, 해령 등 지구의 전 해저의 탐사영역 확장과 미지의 해저 지형연구로 아리랑 해령, 한국해구와 같은 한국어 해저 지형명 탄생을 보고 싶다. 일본 주도 동해 해저탐사 연구에서 한국으로 주도권 전환과 일본 미국, 영국 등 해양 선진국과 국제공동연구의 주도적 참여를 기대한다. 동해 해저의 정밀 지질조사로 해저에 매장된 석유, 천연가스, 메탄하이드레이트, 수소 등 에너지 광물자원 확보와 배호분지 동해형성 과정의 수수께끼가 풀어졌으면 한다.

동해 해저에 발달한 활성단층 조사와 해저 정밀 지질조사로 포항지역과 한반도 지진 및 재난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포항 영일만 앞바다 8광구 해저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빅뉴스가 탐해 3호의 포항항 출항과 탐사역할의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해양탐사 연구 성과 극대화를 위해서 탐사선의 우수한 인프라구축에 맞추어 전문 연구인력 확충과 탐사 지원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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