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골든 트라이앵글’ 거점 <br/>투자리딩방 운영하며 256억 뜯어<br/>취준생 ‘감금’ 바람잡이 역할 강요<br/>오픈채팅방서 코인 투자자 유인 <br/>환급 요구하면 연락 끊고 잠적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이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비상장코인 등 투자사기 조직을 만들어 256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대구경찰청은 이 지역서 피해자 308명에게서 금품을 가로챈 혐의로 총책 A씨 등 37명을 범죄단체조직과 사기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19명을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해외에 체류 중인 다른 총책 B씨 등 6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현재 추적 중에 있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A씨 등은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사람들을 속여 취업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비행기표를 구매해 주고 태국으로 오도록 한 후, 버스와 배를 이용해 미얀마로 밀입국시켜 범죄조직에 가입시켰다. 이후 이들에게서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은 후 무장 경비원이 있는 건물에 감금하고 사기 범행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 대사관 요청으로 현지 경찰이 우리 국민 19명을 구출하기도 했으며, 대구 경찰은 구출된 사람들이 한국에 입국한 이후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범인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초대 링크를 무작위로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채팅방에 참여한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조직원들이 카카오톡 대포계정을 이용해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낸 것처럼 ‘바람잡이’ 역할을 수행했다.
아울러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일대일 채팅방 초대 링크를 보내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는 채팅방으로 유인한 후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또 이들은 관련 라이브 방송을 보거나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면 현금으로 인출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실제 주식 종목을 추천해 주면서 2∼3개월 정도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이후 이들 일당은 “비상장 코인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금을 끌어 모으고, 피해자들이 환급을 요구하면 “수수료를 내야 돈을 출금할 수 있다”면서 시간을 끌다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피해자가 무려 308명, 피해금은 256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범죄수익금 1억6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고 피해회복을 위해 범죄수익금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유재성 대구경찰청장은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투자사기 범죄를 적극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은 약 2100건이 발생했고 피해금액은 약 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허위 사이트를 만들어 사람들을 유인하는 등 범행 수법이 나날이 치밀해지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김재욱기자